전수조사 결과 오늘 발표…최소 서너곳 늘어날 듯
재조사 결과 후폭풍…'엉터리 친환경' 35곳 공개해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결과를 오늘 발표한다. 최소 서너 곳 이상 늘어날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표본 채집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재조사를 실시한 121곳의 검사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불신을 자초해 재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전수 재조사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불신 자초한 농식품부…식약처와 협업도 엇박자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산란계 농가 1239곳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이날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17일 오전 5시 현재 검사대상 농가 중 876곳(친환경 683개·일반농가 193개)에 대한 검사가 완료됐고 이 중 67곳(친환경 63개·일반농가 4개)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32곳은 허용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친환경 농장 35곳은 기준치 이하지만 허용되지 않은 살충제를 사용해 인증이 취소됐다.
허태웅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정책실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에서 '살충제 계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당국은 이 가운데 살충제가 기준치 넘게 검출된 32곳(친환경 28개·일반농가 4개)의 계란은 전량 회수·폐기할 방침이다. 기준치 이내로 검출된 친환경 농가 계란은 건강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 하에 '친환경 마크'를 떼고 유통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17일 검사결과와 121곳 재조사 결과에 따라 '살충제 계란' 파문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허태웅 농식품부 식품정책실장은 17일 브리핑에서 "(17일 조사대상 중)서너 곳의 농가에서 추가로 검출된 것으로 안다"면서 "정확한 결과를 반영해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121곳 재조사 결과 따라 후폭풍 예고
또 표본 채집을 엉터리로 해 결과가 의심되는 121곳에 대한 결과도 주목된다. 다수의 농가에서 추가로 검출될 경우 전수 재조사에 대한 여론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가 두 달간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계획했었지만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무리하게 사흘간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부실조사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표본에 문제가 있어 121개소에 대해 재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AI(고병원성 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농장주들이 출입을 불허하는 경우가 있었고 표본에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재조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7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곡리 한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들이 폐기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 '친환경 농장' 10% 엉터리…인증제 손질 불가피
조사대상의 10% 가까이 허용되지 않은 살충제를 사용한 친환경 농장도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가 허용치 이내로 살충제를 사용한 농가 35곳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리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불법적인 행위가 드러났음에도 부적합 농가 수에서 제외한 것은 사태를 축소하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엉터리 친환경 농가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상 10일 이내의 청문절차를 통해 소명 기회를 주게 되어 있는데,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공개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 농가의 계란의 경우 친환경 마크를 떼고 일반 계란으로 유통하면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친환경 인증제도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회복하기 힘들어 보인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친환경 농장' 인증 제도에 대해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 농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된 식품안전관리 기능을 재조정해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