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7-18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 국립무용단 신작 '춘상' 시연 및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안무가 배정혜 <사진=국립극장 제공> |
[뉴스핌=최원진 기자] 한국 고전 '춘향전'이 대중가요와 한국무용과 만나 이시대 젊은이들의 러브스토리로 재탄생했다.
4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2017-18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인 국립무용단의 신작 '춘상' 시연 및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 앞서 국립무용단 간판 무용수 이요음이 춘 역으로,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조용진이 '몽' 역을 맡아 약 20여 분간 열연을 펼쳤다. 이어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국립극장 극장장 안호상, 예술감독 김상덕, 안무가 배정혜, 연출가 정구호, 음악감독 이지수, 국립무용단 단원 이요음, 조용진, 송지영, 김병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춘상(春相)'은 '봄에 일어나는 다양한 상념'이란 뜻으로 20대 청춘들이 겪을 만한 사랑의 감정을 1막 8장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춘향전' 속 춘향과 몽룡은 오늘날의 '춘'과 '몽'으로 타임슬립해 두근두근 첫 만남부터 부모의 반대로 인한 갈등과 이별, 이후 극적인 재회를 거쳐 언약에 이르기까지 총 여덟 개의 과정으로 구성됐다. 이번 작품은 한국무용, 현대무용, 대중음악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대중적인 노래를 클래식과 접목시켜 네오클래식으로 편집했고, 한국무용 춤사위를 베이스로 세련된 현대무용과 재즈, 발레 동작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4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7-18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 국립무용단 신작 '춘상' 제작발표회에서 시연을 하고 있는 이요음, 조용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이번 작품은 우리나라 최고의 안무가 중 한 명이자 국립무용단 단장(2000-2011)으로 역임한 바 있는 배정혜가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운명적인 건지 몰라도 나이가 들어서 제일 젊은 춤을 만들게 됐다"며 "전통 안무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한국무용에 대해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인상이나 편견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우리 전통의 동작을 현대 음악에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인들이 즐겨듣는 대중음악에도 충분히 한국 전통 무용을 표현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아 한국춤도 이렇게 즐길 수 있구나'라고 느낀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정구호는 최근 야외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이후 창작무용 연출에 뛰어들었다. 그는 "해외에서는 고전 '라트라비아타'를 현대적으로, 다른 시각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주어 공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고전은 '춘향전'이라고 생각했고 한국전통무용에 모더니즘을 부여해봤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시대를 반영했던 음악, 춤이 지금의 클래식처럼 뉴 클래식이 될 것이다. 요즘 시대의 기록을 하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연출을 해봤다"며 '춘상' 연출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4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7-18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 국립무용단 신작 '춘상'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조용진, 이요음, 이지수, 김상덕, 배정혜, 안호상, 정구호, 송지영, 김병조 <사진=국립극장 제공> |
'춘상'에서는 아이유, 정기고, 넬, 볼빨간사춘기, 어반자카파, 선우정아 등 주로 인디 아티스트들의 음악으로 무대를 펼친다. 이에 '춘' 역을 맡은 송지영은 "한국무용으로 러브듀엣을 해본 적은 있지만 대중음악으로 젊은 사랑을 표현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였다"며 "감정잡기가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동료 무용단원들과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감정을 잡고 연습하다보니 표현이 잘 풀리게 됐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몽' 역의 조용진은 "대중문화를 무용에 녹여낸다길래 처음엔 어색하고 괜찮을까 의구심도 들었다"며 "연습하다보니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출하는데 있어 대중들이 주로 듣는 음악과 잘 맞아 떨어졌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며 '나도 저랬었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춘상'은 오는 21일부터 24일 평일 저녁 8시, 주말 오후 3시에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극장에 문의하면 된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