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좌담회] <끝> 한-인도 교역량 답보…200억달러 못미치지만, 급증 전환기
"중소기업 통해 교역도 늘리려면 정부가 콘트롤타워로 지원해야"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신정부가 들어섰으니 '포스트차이나', '넥스트차이나' 인도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에 나서야 한다"
지난 8일 뉴스핌 인도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에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을 가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는 국경분쟁으로 날을 세우고 있는 지금이 한국 기업이 인도 진출을 꾀할 최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넥스트차이나'로 인도를 선택하는 움직임을 이미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를 주요 생산거점으로 활용해 연간 68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삼성 역시 밀려나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인도에 원활하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비자문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에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정부가 인도와의 교역·투자 문제를 원스톱으로 총괄할 컨트롤타워를 세워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도와야한다고 제안했다.
◆ 한-인도 교역량 200억달러 못미쳐…점점 후퇴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은 "신정부가 들어섰으니 '넥스트차이나' 인도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을 해야할 때다"라면서 "중국과 일본이 앞서가는 수출과 투자에서 격차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따라잡기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인도 총교역량은 지난 2011년 205억달러를 달성한 뒤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한-인도 총 교역량은 143억달러(11월 기준)다. 지난 2015년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인도가 교역목표로 잡은 400억달러 고지는 커녕 200억달러 선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김응기 한국외대 인도학과 겸임교수는 "양국교역 총량은 답보상태이며,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을 통해 교역을 넓혀야 하는데 비자문제와 CEPA,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 상호인정약정(AEO MRA) 등에서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많다"고 강조했다.
우선 CEPA는 수출 규모가 크지 않아서 높은 관세수준을 유지하고 넘어갔던 부분에 대해 세부적인 개선에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업용 비자를 받기 어려운 인도와의 비자조건을 정부가 나서서 개선해야하며, 화장품과 식품 등의 AEO MRA를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열어줘도 인도제품의 시장경쟁력이 약해 국내시장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 컨트롤타워 만들어 기업 진출 도와야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인도 진출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원스톱으로 처리해줄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신시열 CJ오쇼핑 자문역은 "대인도경협추진단 같은 컨트롤타워를 세워 중소기업이 인도에 진출하는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역할과 기능을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혹은 범부처로 차관급 대인도경협추진단을 만들어 이곳에서 CEPA 개정과 비자문제를 비롯해 한-인도 정상회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충제 팀장은 "삼성이 지역 전문가 제도를 20~30년째 해오고 있다"면서 "공공섹터에서도 그런 것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응기 교수는 "정부에서 인도는 전략적으로 신경을 써서 시장조사를 하고, 우선 뚫을 시장을 정해 거기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
인도에 관련해 제공되는 정보가 적고 잘못된 정보가 많아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응기 교수는 "코트라와 무역협회 등에서 잘못된 정보가 올라가고 퍼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고, 박현재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외무부에는 인도를 전담하는 사람이 없고 삼성경제 연구소에도 인도전문가가 겨우 한 사람 있다"고 말했다.
박민준 코트라 차장은 "정보의 양은 많은데 깊이가 얕다. 전문가에 의한 수집과 분석, 해석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박민준 코트라 차장,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 김응기 한국외대 인도학과 교수, 박현재 인도포럼 회장(전남대 교수), 신시열 CJ오쇼핑 자문역(인도연구원 인도포럼 운영위원장)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