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캐리, Electric Jesus. ©Jim Carrey. |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Jim Carrey)가 지난 6년간 두문불출하고 그림만 그렸다. 9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시그니처 갤러리 그룹(Signature Gallery Group)에서 개막한 자신의 첫 개인전을 위해서다.
이번 작품전의 타이틀은 ‘Sunshower’. 눈부신 햇살이 마치 샤워의 물줄기처럼 쏟아져내리는 것을 가리키는 제목이다. 자신에게 미술작업이 그렇게 다가와, 주업인 연기를 접다시피하게 했음을 뜻한다.
짐 캐리는 최근 W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요즘들어 하루도 작업을 거른 적이 없다. 이제 미술은 나와 온전히 하나다. 온 마음과 혼을 바쳐 작업한다. 그림 그리는 것은 때론 예술이고, 때로는 공연이며, 때로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그의 그림은 지난 2011년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의 해더 제임스 파인아트에서 소품 위주로 소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그니처 갤러리는 코미디 배우인 짐 캐리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며, W매거진과 인터뷰하는 장면을 편집한 6분짜리 다큐멘터리 "I Needed Color"를 공개했다. 이 비디오는 전세계에서 500만 건 이상 접속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그러나 가디언에 아티클을 기고하는 미술평론가 조나단 존스(Jonathan Jones)는 캐리의 그림에 대해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짐 캐리, EVA, 2016 ©Jim Carrey. |
실제로 짐 캐리의 그림은 그닥 높게 평가하긴 어렵다. 전체적으로 밝고 활달하긴 하나 예술적 완성도는 아직 미흡하다. 가수이자 화가로도 명성이 꽤 있는 밥 딜런의 그림에 비해 독창성과 예술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밥 딜런은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시(詩)에 버금가는 음악을 만들어온 싱어송라이터답게, 그림에 있어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저항적인 노래처럼 작품도 이 사회 구석구석, 고단하고 척박한 삶의 풍경을 짜임새있게 담아왔다. 그에 반해 짐 캐리의 회화는 강렬하고, 발랄하긴 하지만 덜 무르익은 것이 사실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라스베가스의 시그니처 그룹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오프닝을 짐 캐리답게 제안했다는 점이다.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고, 자신의 그림을 사고 싶어하는 팬들에게 "한 커플(2인)당 1만달러를 내면 짐 캐리의 그림 1점을 고를 수 있다. 칵테일과 전채요리, 디저트가 제공되며,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물론 할리우드 스타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광고한 것. 이에 많은 팬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현재 짐 캐리의 그림은 몇몇 스포츠스타와 골수 팬들이 수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