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체체 밖 호텔롯데..반쪽짜리 지주사체제?
日 지분 희석·신동빈 회장 장악력 강화에 '필수'
[뉴스핌=전지현 기자] 롯데지주 출범으로 호텔 롯데 상장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선의 마지막 '퍼즐'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지주회사 전환 '마지막 열쇠'로 꼽힌다.
<사진=롯데지주> |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상장은 한동안 롯데지주의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이봉철 롯데그룹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은 “사드 등의 문제가 있어 호텔롯데 상장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지주가 진정한 지주사로 거듭나려면 그룹내 주요계열사 지분을 다수 가진 호텔롯데와의 합병이 불가피하다. 이번 롯데지주 출범 역시 '반쪽짜리 지주사'라는 오명을 안은 것도 호텔롯데가 지주사체제 밖에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롯데케미칼(12.68%), 롯데건설(43.07%), 롯데물산(31.13%), 롯데제과(3.21%) 등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격 역할을 하는 곳이다.
더군다나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 계열사 지분이 99%이상에 달한다. 때문에 완벽한 한·일 롯데 분리와 '일본 기업'이란 국적 논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도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합병이 시급하다. 상장으로 통해 일본측 지분율을 낮추고 롯데지주와 합병을 통해 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애초 호텔롯데는 지난해 6월 상장을 예정했었다. 그러나 월드타워점 수성을 비롯한 대내외적 사안으로 무기한 연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공모가 밴드가 9만7000원~12만원에서 8만5000원~11만원으로 하향조정 되기도 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호텔롯데 가치 상승에는 불안요소만 가득하다는 점이다. 주력 사업인 면세 사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데다 호텔롯데가 지분 8.8% 보유한 가장 큰 자산인 롯데쇼핑도 사드 후폭풍에 따른 매출 하락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
신 회장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뇌물공여죄와 횡령배임 혐의 등 두건의 재판 결과도 호텔롯데 상장에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거래소는 대표가 횡령 등 회계상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3년간 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즉, 최악의 경우 신 회장 재판이 종결되는 2~3년 뒤에나 호텔 롯데 상장에 시동이 걸릴 수 있단 이야기다. 신 회장의 뇌물공여죄 1심 선고는 10월 혹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횡령배임 재편 결과 역시 12월 말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은 이렇지만, 롯데지주는 호텔롯데 상장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는 "호텔 상장이 됐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가 잘 안됐지만, 현시점에서는 오히려 상장이 됐다면 주주가치가 손상되지 않았을까 싶어 다행이다 싶다"며 "호텔 롯데 상장은 중장기적으로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