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페, 중현지가격 2400->1400만원 인하
4분기 시장점유율 54%->60% 확대 공세
[뉴스핌=전민준 기자]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판매가격 조정과 라인업 다양화로 시장 회복에 나섰다. 지난 7개월간 '사드 보복'으로 중국 판매량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최근 완화된 한·중 분위기에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현대·기아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 등은 최근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의 '아세안전담TF'와 화상으로 전략회의를 열고 연말부터 중국현지 판매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지리자동차, 장성자동차 등 현지업체보다 평균 1600만원 비싼 판매가격을 최대 1000만원까지 할인해서 그 폭을 600만원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베이징현대는 중형SUV 산타페 가격을 2400만원에서 1400만원까지 낮춰 지리자동차의 같은 체급 비전 X3의 800만원과 비슷하게 책정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격경쟁력 확보는 늘 필요했다"며 "중국 완성차 기업들은 매우 싼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을 낮춰 판매를 늘리는 게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연말 신차를 대량 출시, 시장점유율 만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 중국 현지 전략형 SUV ix35와 신형 소형 세단, 올 뉴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위에동 전기차를 출시한다. 기아차는 K2크로스, 페가스, 포르테 신차 등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렴한 가격과 낮은 유지비용으로 잠재 구매층인 중국 중소도시의 서민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구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베이징현대차는 시안, 지난, 스좌장, 정저우, 칭사, 허페이 등 6개, 둥펑기아차는 닝보, 정저우, 칭샤, 허페이, 청두 등 5개로 총 11개의 낙후된 중소 내륙도시에서 각각 소형세단인 뉴루이나와 페가스를 출시했다.
내달 초부터 판매할 뉴루이나와 페가스 가격은 대당 800만 원으로 지리차의 소형세단과 비슷하다.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판매전략은 수익성 보다 가동률 회복에 초점을 둔 것으로, 현대차 중국공장은 지난 3분기 54%였던 가동률을 올해 4분기엔 60%로, 같은 기간 기아차 중국공장은 41%에서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라인업 강화, 가격할인 등으로 중국시장을 계속 공략할 것"이라며 "중국현지의 '혐한'분위기가 바뀔 경우를 대비해서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저가의 중국 현지업체와 차별화 하기 위해서는 R&D(연구개발)를 늘리고, 신차를 내놓는 수밖에 없다"며 "최근 중국과 분위기 개선 조짐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해초 중국시장 판매 목표로 195만대(현대차 125만대, 기아차 70만대)를 잡았다. 그러나 중국 사드보복 악재와 중국 완성차기업들의 판매증가로 올해 100만대 판매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중국 주요 완성차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리자동차의 올해 9월 누적판매대수는 108만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차 고객을 타깃으로 저가의 신형SUV를 출시한 결과로 현대․기아차 측은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