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감정 보도 자제, 한국 태도 변화 긍정평가
한중 관계 개선 해빙무드 조성 논조 변화 역력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이후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과거와 달리 한층 부드러운 논조로 한국의 사드 갈등 해결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환구시보(환추스바오 環球時報)는 한국이 추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고려하고 않고, 한국 정부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되지 않는 다는 점을 확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보다 사드 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지난 9월 초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비난하며 '한국이 김치를 먹고 멍청해졌다'는 등의 '막말 사설'을 게재했던 매체다. 그간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 감정적인 보도와 사설을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언론이다.
그러나 19차 당대회 이후 이 매체가 처음으로 다룬 한중관계와 사드 문제에 대한 사설에서는 '뉘앙스'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환구시보는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편입하지 않으며 △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시도하지 않기로 한 것은 한국이 처음으로 아태지역의 미사일방어시스템 구축을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한국의 입장 표명은 한국이 대국 간의 힘 대결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며, 어느 한 편에 '줄 서기'를 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구시보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오늘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북핵 6자 수석회담을 앞두고, 또한 APEC 기간 중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한국이 한중관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환구일보는 한국 정부의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환영하면서도, 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일관된 반대 의사를 재확인하며 '사드 보복'이 중국의 '승리'로 끝났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사드 갈등으로 촉발된 한중관계 악화로 한국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음을 강조하며, 이는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중국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강경화 장관의 발언이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며, 한반도에서 사드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사드와 한국의 대외 전략이 언제든지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경고'하며 한국의 확실한 '입장정리'를 촉구했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을 지킬 수 있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것임을 강조하며, 이는 한중관계에 있어 중국이 가장 주목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일보는 미국은 언제든지 한반도 내에서 한미 군사동맹 확장을 통한 세력 확장을 시도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러한 미국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이 결코 '얼렁뚱땅' 사태를 넘겨선 안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