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다면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지배구조 논의”
[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일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직후 이렇게 말했다.
KB금융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노조의 제안을 지지했다. 윤 회장의 발언은 회사에 따라, 전략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지배구조는 유동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곧 국민연금의 뜻이라고 모두 정답일 수 없다는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윤 회장은 20일 KB금융 여의도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다면 다 그걸로 하면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 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우리(KB금융)는 금융사, 아니 전 기업을 통틀어 거의 유일하게 소액주주 대표 사외이사를 선출하고 있다”며 “항상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군을 사외이사 자문위에 놓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이런 부분에서 사외이사를 새로 뽑아서 주주가치, 기업가치를 어떻게 증진시킬지 설명해줘야 주주들이 동의했을 것”이라며 “이미 있는 주주제안제도를 두고 노조 측 제안만 받아드릴 경우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인연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3년전 주주총회에서 김상조 당시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오셔서 사외이사 구성에 소액주주 의견이 반영할 길을 열어달라고 하셔서 2014년 하반기에 사외이사 추천 제안제도를 만들어 도입한 바 있다”며 “사내이사가 거수기라고 오해하는데, 실제적으로 반대 의견이 있으면 사전에 이를 반영해 수정하기 때문에 찬성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회장은 지배구조에 정답이 없는 만큼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KB가치를 위해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방안을 이사회와 논의하고 보완할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노사문제는 어떻게 보면 부부관계 비슷해서 때로 싸우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같이 어떻게 집안을 만들까의 같은 목적”이라며 “노조는 우리 직원의 대표인만큼 건전하고 생산적인 이야기를 겸허하게 받아드리고 이해를 구할 것을 끊임없이 소통하며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취임 2기를 맞아서 글로벌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윤 회장은 “글로벌 전략이 다른 은행에 비해 뒤져있지만 그 격차를 줄이고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라오스와 미얀마, 캄보디아에 진출했고 앞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을 모색할 것이다. M&A전략도 염두하고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A는 글로벌과 국내를 모두 보고 있다”며 “생명보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아 더 보강하기 위해 전반적인 기회를 열고 두고 보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