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에 밀려 소비층 불분명, 역대급 할인에도 판매 감소
[뉴스핌=전선형 기자]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세단 아슬란이 단종 위기에 놓였다. 프로모션 강화에도 월 판매량이 20대 수준까지 떨어지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0월 판매된 아슬란은 불과 24대다. 지난 8월에는 22대로 2014년 출시 후 역대 가장 낮은 판매수를 기록했다. 사실상 하루에 1대도 판매하지 못하는 셈이다.
아슬란은 지난 2014년 출시된 준대형급 차량으로 아우디 A6, 렉서스 ES시리즈 등 전륜구동 고급 수입차에 맞서기 위해 개발됐다. 출시 당시 법인차 시장을 타깃으로 '임원차'라는 별칭까지 내세우며 연 6000대의 판매 목표까지 설정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혹했다. 출시 첫해에는 신차 효과로 월 평균 1000여대 판매됐지만 2015년에는 월 평균 719대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총 2246를 판매하면 월평균 180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해말 신형 그랜저와 올해 제네시스 G70까지 출시되면서 판매량은 더욱 떨어졌다. 올해 1월 57대로 시작해 5월부터는 39대로 떨어지더니 7월 27대, 8월 22대, 9월과 10월 24대 밖에 팔지 못했다.
더욱이 아슬란 판매를 위해 파격 할인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판매량이 오히려 더 줄고 있다. 실제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아슬란 할인을 600만원 이상 받았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아슬란의 판매 저하요인을 애매한 소비층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출시 당시 그랜저와 부품을 공유하면서도 다소 비싼 가격이 책정됐고, 특히 젊은층을 타깃으로 디자인적 변신을 거듭한 그랜저와 제네시스에 비해 변화를 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랜저의 경우 판매량이 감소할 시기 디자인을 변화시킨 신형 IG를 출시하며 월 1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아슬란에 대한 존폐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현재 제작되고 있는 후속모델을 해외 전용 모델로 출시하거나, 택시 전용 모델 개발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종 얘기는 아직은 없다”며 “다만,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