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당국 대상 설명회 "수입률 낮아...산업 피해 주지 않는다"
[뉴스핌=심지혜 기자] 중국이 외국산 스타이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학업체들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SM은 플라스틱과 합성고무에 쓰이는 원료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이 생산하고 있다. 한국 화학제품 수출 품목중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향 비중이 90%가 넘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30일 화학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SK종합화학, 여천NCC 등 SM 수출 기업들은 지난 29일 오후 중국 현지에서 조사당국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다.
중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는 신양과기집단유한공사 등 현지 6개 기업들이 제소하면서 지난 6월부터 한국과 미국, 대만산 SM 제품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중국 기업들은 3개국의 수입량 증가와 중국 내 낮은 판매 가격으로 이익률이 낮아지는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SM 자급률 및 수입량 추이. <사진=대신증권> |
반면 국내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SM 수출 가격은 국제 기준을 따르고 있어 덤핑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SM 수입 의존도가 낮아진데다, 자급률 또한 높아지고 있어 중국 내 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SM 수입 의존도는 32%로 2009년 51% 대비 크게 줄었다. 반면 2013년 53%였던 중국 SM 자급률은 올해 62%로 늘었으며 생산능력도 10% 성장했다.
그 결과 SM 수입량은 2015년 374만톤에서 올해 312만톤으로, 한국산은 고점을 기록한 2014년 140만톤에서 107만톤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SM 수출 상황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며 반덤핑 제소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며 "특히 국제가격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같은 조치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했다. 앞서 중국은 2010년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급률과 수입 의존도가 각각 61%와 32%인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에 3% 안팎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PTA 자급률은 5년만에 100% 수준으로 뛰었다.
윤성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PTA 수입 의존도가 32%일 때에도 관세를 부과했다. SM 역시 상황이 이와 비슷해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SM 반덤핑 조사에 따른 예비판정 결과는 내년 2월 발표될 예정이며, 3월에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종 판정은 6월경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SM 반덤핑 조사에 있어 다른 국가와 달리 정부와 기업 모두 중국 조사 당국을 대상으로 입장을 설명한 사례가 없는 만큼 긍정적 판결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관심에 긍정적 입장을 표하며 공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중국 정부가 연 공청회에 참석해 공정한 조사를 강력히 요청했으며 왕허준 무역조사국 국장과도 면담을 가졌다"며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한국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긍정적으로 반응해 결과를 기다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