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16일까지
수험생 호응 높아 "합격가능성 구체적 얘기"
탐구 변환표준점수 안나온 곳은 '참고만'
[뉴스핌=황유미 기자] "빨리 와. 얼른얼른" 14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볼빨간 사춘기'를 막 보냈을 듯한 대입 수험생들이 영하 9도에 달하는 강추위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이날 아침 9시58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주관하는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입구의 문이 열리자, 박람회장 입구에서 대기 중이던 약 200명의 수험생들이 우르르 입장했다.
대학 입학 상담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아보려는 마음이 조금은 느껴졌다. 나도 그랬으니까... 친구끼리 혹은 부모님과 함께 온 수험생들도 있었다.
14일 대교협 주최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내 상담부스. 대학 입학처 관계자가 나와 실제 입학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험생 성적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황유미 기자 |
첫번째로 들어온 김모(명덕여고3)양은 "지난 수시 박람회 때 오전 7시부터 사람들이 대기를 하기에 오늘은 오전 7시 40분쯤 왔는데 너무 일찍 온 것같은 느낌도 있긴 하다"며 멋적게 웃었다. 그러면서 "입장료도 싸고 대학들이 직접 알려주는 거니까 정확도가 높다고 안내를 받아서 (상담이) 기대가 좀 된다"고 말했다.
대교협이 주관하는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는 오는 1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리고 있다.
대교협이 발표한 2018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교의 개수는 총 197개다. 그 중 전체의 66%에 해당하는 129개 대학이 참여한다. 수험생들은 '참가대학별 상담관'에서 입학관련 교수, 직원, 입학사정관 등으로부터 해당 대학의 실제 전형결과를 바탕으로 '1:1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모(명덕여고3)양은 "120여개 대학이 참여하니까 제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은 다 포함이 돼 있다"며 "한 곳에서 다 해결할 수 있어서 오후 4시까지 상담 받고 갈 예정"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박람회의 문이 열린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경희대, 이화여대, 홍익대, 서울시립대 등 서울시내 주요대학들 상담부스마다 20~30명씩 늘어선 줄이 보이기도 했다. 번호표 기계는 기본이고 '카카오톡 대기 알림' 서비스까지 도입한 곳도 있었다.
주요 대학들의 경우에는 하루에 200~350팀 가량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홍익대 입학사정관 김준엽 실장은 "어제 350명 정도 상담을 했고 오늘도 그 정도 상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람회 상담의 최대 장점으로는 "사교육 업체의 경우에는 추정치를 사용하는데 이곳에 오면 지난해 추가합격 몇 명, 마지막 합격자 점수 등의 실제 대학 전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만족감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14일 박람회장 내 홍익대학교 상담부스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황유미 기자 |
주요대학 부스 내 상담테이블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이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해당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다른 과는 없나요?" 등의 질문을 던지는 수험생들도 있었고, 대학 관계자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펜으로 열심히 메모하는 학부모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손에는 지원 대학의 정시 지원 안내 책자와 팸플릿 등이 10권 이상씩 들려있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주부 고모(여·48)씨는 "첫 아이가 수시 지원을 해놓긴 했는데 아직 결과가 안 나와서 불안해서 정시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명지대와 충북대에 상담을 받았는데 추가합격자 수와 합격가능성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주니까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현장의 대교협 관계자에 따르면, 박람회 첫날인 지난 13일에는 1만명 가량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다녀갔다. 해당 관계자는 "오늘(14일)은 단체로 온 학생들도 많아 어제보다는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람회의 한계도 있었다. 서울대와 서강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최상위권 대학들이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상위권 수험생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재수생 이모(남·20)씨는 "내 성적이 애매한 편인데 상위권 대학이 없어서 그 아래 대학 선에선 3~4개정도 추려서 왔다"며 "성적이 중상위권인 수험생들에게는 좋은 것 같은데 최상위권이 없어서 불편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재수생 김나연(여·20)씨도 "사실 이번 수능을 생각보다 잘 봐서 정시 지원을 할 대학교는 이 박람회장에 없다"며 "친구 상담하러 온다고 해서 같이 온 것뿐"이라고 아쉬워했다.
대다수 학교들의 탐구영역별 변환표준점수가 나오기 전에 상담이 진행되는 탓에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탐구영역 변환표준 점수는 선택 과목 간의 난이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점수다. 각 대학별로 조정해 발표한다.
서울시내 한 주요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대교협 박람회가 서둘러 시작하는 부분이 있다"며 "탐구영역의 경우에는 표준변환점수가 나와야 정확한 합격선 예측이 가능한데 (점수가) 나오기도 전에 박람회가 시작되다 보니까 상담이 애매해 대략적인 합격선 설명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1월 초에 성적이 나오고 난 뒤 따로 학교에서 입학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대교협 주관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입장마감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