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최고급 라인업으로 이원화…수익성 제고 노려
프리미엄 TV 경쟁 격화…올림픽·월드컵으로 수요 ↑
[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는 상위 1%를 공략하는 초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국내에 데이코 빌트인 가전을 선보인다.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인수한 미국의 고급 주방가전 브랜드다.
이는 기존 프리미엄 빌트인 라인업인 '셰프콜렉션 빌트인'보다 한 단계 높은 최고급 제품군이다. 삼성전자가 데이코와 협업해 미국서 선보인 '모더니스트 콜렉션'은 냉장·냉동고, 쿡탑, 오븐, 식기세척기 등 4종이 4000만원 이상이다. 기존 프리미엄급 빌트인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싸다.
데이코 빌트인 가전제품이 주방 가구에 설치된 모습. <사진=삼성전자> |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자인에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더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모더니스트 콜렉션에 포함된 냉장·냉동고에는 얼음이 기존보다 천천히 녹는 '칵테일 아이스' 기능, 내부 온도 변화를 줄여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정온 기술',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내부를 확인하는 '리모트뷰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LG전자도 초(超)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앞세워 빌트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이를 위해 내년 1분기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빌트인 전용 전시관을 단계적으로 열 계획이다.
얼음정수기냉장고, 전기오븐,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이 포함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명품 가구 브랜드와 협업한 가구·인테리어 비용까지 합치면 1억~2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기존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인 'LG 디오스 빌트인'과 초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원화해 초고가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목표는 2020년까지 북미 빌트인 가전 시장내 선두권 진입이다. 일반 가전 시장보다 성장률과 수익성이 높은 빌트인 가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은 450억달러(4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초프리미엄 빌트인은 약 15%를 차지한다. 일반 빌트인 시장보다 성장률이 3배 가량 높아 밀레, 써마도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은 성장률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일반 가전을 크게 추월한다"며 "또 향후 가정에서 IoT(사물인터넷)를 실현하기 위한 훌륭한 실험장이 되기에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서울 논현동에 국내 첫 빌트인 전시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개관했다. <사진=LG전자> |
◆ 프리미엄 TV로 정체기 돌파…올림픽 특수효과 기대
T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TV 수요가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는 프리미엄 TV로 정체 돌파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내년 미국에 8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내놓는다. 지난 8월 88인치 QLED TV를 출시한 것에 이어 대형화로 TV 시장에서 선두를 지킨다는 그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전략은 장기적으로 대형화와 프미미엄화로 간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을 키운다. OLED TV 판매량이 지난해 67만대에서 올해 102만대로 53.2% 늘어난 흐름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내년 LG전자의 OLED TV 판매량은 올해보다 47% 증가한 150만대로 예상한다"며 "제조가가 내려가면서 시장을 더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가 열리는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평창 올릭픽에서 현 고화질(HD) 방송보다 4배 이상 선명한 초고화질(UHD) 방송이 본격화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내년 세계 TV시장에서는 대형, 고화질, OLED 등이 핵심 제품이 될 것"이라며 "동계올림픽, 슈퍼볼, 월드컵 등 글로벌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가 TV 수요를 확대시킬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