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차, 볼보AB 지분 32.4억달러에 인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저장지리홀딩스가 스웨덴의 트럭 및 버스 생산업체 볼보AB의 지분을 인수,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의 자본 규제에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중국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지분 인수 열기가 날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볼보의 대형 트럭 <사진=볼보> |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리차는 사모펀드 업체 세비안 캐피탈로부터 볼보AB의 지분 8.2%를 전량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금액은 32억4000만달러로, 지리차 창립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앞서 볼보 자동차를 인수한 지리차가 이번에 볼보AB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자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양사의 재결합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볼보AB는 지난 1999년 자동차 제조 부문을 포드에 매각했고, 이후 볼보는 두 개의 브랜드로 분리됐다.
이번 지리차의 대규모 볼보 지분 인수가 확정되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공격적인 글로벌 인수전이 다시 부각됐다.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중국 자동차 업계의 해외 자동차 관련 업체 지분 인수 규모가 34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리차의 볼보AB 지분 인수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대부분의 지분 인수는 자동차 부품 업체 투자에 집중됐고, 특히 지난 2015년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CNCC)의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의 78억6000만달러 지분 인수가 달러화 기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투자 열기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중국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 닝보 조이슨 전자가 일본의 파산한 에어백 업체 다카타를 15억9000만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고, 지난 5월에는 지리차가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투스의 지분 51%와 경영 위기의 말레이시아 자동차 업체 프로톤 홀딩스의 지분 49.9%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약 10년간에 걸쳐 끊이지 않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투자 행보는 아시아 이머징마켓부터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 곳곳에서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본 규제에도 대규모 투자가 꼬리를 무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대기업부터 신생 업체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 뛰어든 상황도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들을 긴장시키는 부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