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정책만으로 부양 어려워"
"효과 크지 않아...단기성 상승에 그칠 수도 있어"
[뉴스핌=최주은 김민경 기자]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확정 발표된데 대해 일단 코스닥과 벤처업계는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이다. 연기금의 투자 확대와 증권거래세 면제 등을 통해 기관 투자가 늘면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다만 여전히 특정 업종과 종목으로의 투자 쏠림현상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또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어서 활성화 여부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폈다.
11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 연기금의 코스닥 차익거래 시 증권거래세 면제 ▲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유도 ▲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개발 ▲ 코스닥 Scale-up 펀드 조성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
코스업계는 이번 방안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의 비율이 50%라면 코스닥 시장에선 이 비율이 10% 수준에 머문다. 따라서 연기금 증권거래세 면제, 투자 확대와 같은 정책을 통해 기관이 들어올 좋은 환경을 마련했다는 측면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벤처업계 역시 코스닥시장 활성화가 투자 선순환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제2리그로 전락한 코스닥시장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상장요건 개편으로 문턱을 낮추면 보다 많은 벤처기업 육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코스닥시장은 투자하고 성장하고 다시 재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이라며 “우리나라는 M&A 시장이 작아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곳이 코스닥시장 뿐인데 이마저도 연간 15% 이하에 그치고 있다. 상장 문턱이 낮아지고 연기금이 들어와 파이가 커지면 벤처 생태계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스닥업계 관계자도 “업계가 예상했던 수준의 정책들이 발표됐다”며 “크지 않지만 거래세 면제와 통합지수 개발 등 기관 자금이 유입될만한 환경 개선이 이뤄진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업종‧종목 및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의 쏠림으로 지수만 높이는 ‘그들만의 리그’가 재현되는 상황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코스닥 A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상승장이 좋긴한데 바이오 중심의 시총 상위주만이 지수를 견인하는 상황”이라며 “상당수 중소형사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최근 코스닥 급등장에서 소외된 느낌”이라며 “이런 강세장이 중소형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종목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모태펀드의 의무투자규정처럼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골고루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한술 밥에 배부를 수 없듯이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효과에 대해선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코스닥 시장을 정책으로만 부양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과거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이 나왔지만 실익이 없었다는 ‘학습효과’ 영향이 컸다.
이성규 유니트론택 부장은 “좋은 정책이 마련됐지만 효과나 시장 안착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정부가 관여하는 시장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과거 정부들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반향을 일으킬만한 효과는 없었다. 큰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