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아이온' 부분유료화 전환 결정
"온라인 라인업 부활시켜 안정적 투트랙 사업구조 구축"
[ 뉴스핌=성상우 기자 ] 지난해 '모바일 체질 개선'에 성공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온라인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모바일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 등으로 성장세가 줄어든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 매출을 회복, 안정적인 '투트랙' 구조를 안착시킨다는 복안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아이온'의 부분유료화를 결정, 지난 2016년 온라인 '블레이드앤소울'의 부분유료화 전환에 이어 온라인 라인업 수익모델 재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부분유료화란, 게임 콘텐츠 중 무료로 이용하는 부분과 유료로 이용하는 부분으로 나누어 과금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번 결정으로 유저들은 월 정액 이용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이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내 일부 아이템만 유료로 판매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6년 12월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블소)'을 이미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바 있다. 전환 전인 지난 2016년 809억원이었던 블소의 연간 국내 매출은 지난해에 3분기 누적 65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양호할 것으로 전망, 연간 기준으론 2016년 수준의 이상의 국내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블소를 제외한 엔씨소프트의 다른 온라인 게임들은 지난해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가 모바일 게임 위주로 재편, 유저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 전반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블소가 엔씨의 온라인 게임 중 유일하게 실적 유지 및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은 부분유료화로의 과금 모델 전환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계는 이번 아이온 부분유료화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등 다른 온라인 게임에도 순차적으로 과금 모델 전환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 정액 이용권을 사전 구매해야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수익 모델은 게임 진입장벽으로 작용, 신규 유저 유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최근 게임 이용 트렌드와도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업계 상황이나 유저들의 게임 이용 패턴 변화 등에 따라 정책 변경을 논의하게 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같은 과금 모델 변경은 지난해부터 본격 진행된 '모바일화(化)' 정책에 따라 지난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온라인 게임 사업을 회복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5년 0.7%에 불과했던 모바일 매출 비중을 지난해 과반(55.5%)까지 끌어올리면서 모바일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다만, '리니지M' 등 모바일 신작 라인업에 자원을 집중함에 따라 그동안 엔씨소프트 실적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왔던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들의 매출 급감을 감내해야했다. 동일 지식재산권(IP) 기반으로 제작된 두 게임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기시장잠식 효과도 컸다.
실제로 지난 2015년 2998억원에서 이듬해 3629억원으로 성장하던 리니지의 연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111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리니지2 역시 2016년 36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245억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아이온 역시 619억원에서 271억원으로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관련 사업 부분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 등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온라인 사업을 축소하기 보단 조직을 그대로 끌고가면서 수익 모델 변경 등을 통해 해당 부문 매출을 다시 회복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연장선 상에서 차기 온라인 신작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리니지의 후속작으로 알려진 '리니지TL'을 올해 중 선봴 계획이다. 아이온과 블소의 후속작인 '아이온 템페스트'와 '블레이드앤소울2'도 개발 중이다.
아이온이 부분유료화 모델로 전환됐다. <사진=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부분유료화 전환 이후 단기적으로 큰 반전이 일어나긴 힘들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유저들이 꾸준히 유입됨에 따라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실적을 개별 게임 단위로 보기보단 IP 단위로 보고 온라인과 모바일 양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