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 등 3인, 공연계 미투 지지 집회 자발적 기획
트위터로 도우미·참가자 모집..후원금으로 집회용품 충당
"티켓 취소보다 큰 영향 주는 방법 찾겠다"
[뉴스핌=김준희 기자] "저희끼리 떠들어봤자 바뀌는 게 없으니까요.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표출해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5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공연예술계 위드유(#WITH YOU) 집회’ 기획자인 김모(32세)씨는 “공연계 내 성폭행 문제에 대해 피해자 다음으로 분노하는 게 저희 일반관객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범죄자들이 만든) 그런 공연은 더 이상 소비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오프라인 운동을 기획했다"며 "그동안 관객들은 개개인이 구매했던 티켓을 취소하거나 공연을 예매하지 않는 방식, 굿즈 등을 불매하는 방식으로 (문화예술계 성폭행 문제에) 대응해왔는데 그것보다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예술계 위드유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준희 기자> |
이날 위드유 집회는 공연계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MeToo)를 응원·지지하고, 가해자에 대한 비판과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공연을 사랑하는 일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집회 기획자들은 모두 특정 단체나 공연예술계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 관객이다. 주최 측은 "각각 직업도 나이도 다른 3명의 일반인 관객이 모여 주최했으며 그 어떠한 단체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원활한 집회 진행을 도운 10명의 진행요원들 역시 트위터 계정(공연계#ME_TOO)에서 모집글을 보고 자발적으로 지원했다. 진행요원 김서울(가명, 학생)씨는 “저 역시 공연 관람을 좋아하는 일반 관객”이라며 “집회 취지에 공감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최측에서 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 준 마스크와 스티커, 피켓 등도 자발적 모금으로 모인 후원금으로 구매했다.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모인 집회 후원금은 170만원에 달한다.
집회 참가자 유경민(18세, 학생)씨는 "사실 관객은 지켜보는 입장이라 공연계 성문제에 무감각 할 수도 있었는데 (집회에 참가하며) 관객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있다고 느꼈다. 미투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