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 유연·탄력근무제 등 워라밸 프로그램 도입
[뉴스핌=김근희 기자] 국내 제약업계에 일(워크)과 생활(라이프)의 균형(밸런스)을 중시하는 '워라밸' 바람이 불고 있다.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하면서 보수적인 제약사 사내 문화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탄력근무제를 비롯한 워라밸 프로그램들을 도입하고 있다. 워라밸이 사회 화두로 떠오르자 제약사들도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원제약은 올해부터 '행복일터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워라밸을 시행하기 위한 제도로 유연근무제 도입, 단체 연차 및 리프레쉬 휴가제도 실시, 연차사용 활성화 캠페인 등이 골자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8 연간 휴무일을 연초에 미리 임직원에게 알렸다. 임직원들이 여유 있게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연간 휴무일 계획서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 임직원들은 징검다리 휴무일 3일, 여름 정기 휴가 5일, 연말 휴가 4일, 근로자의 날까지 포함해 총 132일을 쉰다. 올해 법정 공휴일이 69일인 것을 고려하면 쉬는 날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최근 GC녹십자는 직원들이 육아와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사내 보육시설인 'GC 차일드케어 센터'를 개원했다. 센터 운영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췄다.
대웅제약은 선제적으로 워라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탄력근무제, 부분 근무제, 플렉서블 자율타임제, 재택근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
이 중 직원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것은 '플렉서블 자율타임제'다. 이 제도는 직원들이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 것이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프로그램, 어학 강좌 등을 듣거나 낮잠 등 체력보충을 하기도 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워라밸 관련 프로그램 등을 도입한 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사내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이 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들보다 보수적이란 지적을 받았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들도 임직원 복지 향상, 업무 효율성 증대,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약사 문화가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형식에만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보수적인 곳들도 많아 제약업계에 실제로 워라밸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영업사원들의 경우 퇴근 이후에도 거래처 접대 등 부가적인 일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의 'GC 차일드케어 센터' <사진=GC녹십자> |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