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조달러 보유한 '큰손' 채권 트레이더 바짝 긴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도입으로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이 중국의 행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 차례 밝힌 중국이 농산물과 IT 제품뿐 아니라 국채시장에서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알루미늄 <출처=블룸버그> |
미 재무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물량은 1조18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과 선두를 다투는 ‘큰손’이 보유 물량을 팔아치우고 나설 경우 가뜩이나 들썩이기 시작한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4780억달러였던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2010년 말 1조1600억달러로 급증했고, 이후에도 증가 추이를 지속했다.
중국이 보유한 1년 만기 단기물 국채의 비중은 42억달러로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평가차익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매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RJ 갈로 채권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 물량은 거대하다”며 “무역전쟁에서 카드를 손에 쥔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 사들인 배경에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이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각종 제조 상품을 판매하고 벌어들인 달러 수입금을 국채를 포함해 달러화 자산에 투자했다. 때문에 무역전쟁을 빌미로 중국 정부가 국채를 팔아 치울 여지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징적인 저항선인 3.0%에 근접, 금융시장을 한 차례 강타한 데 이어 중국이 또 한 차례 패닉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다.
이미 중국은 미국 국채 매입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31억달러 매도했고, 11월에도 100억달러 이상 팔아 치웠다.
국채시장에서의 관세 보복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해외 채권국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는 사안이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움직임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미 국채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 이어 무역전쟁이 또 한 가지 매도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채권 트레이더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