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가을 아이폰XI 출격…"자사주 매입해 5.2% 벌 것"
'반도체 호황' 어플라이드…"안데버, 순익 두자릿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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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위기를 기회로 역이용하는 경우는 언제나 있다. 올해 뉴욕 증시가 하락한 틈을 타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선 미국 기업들이 그 중 하나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의 기업 트레이딩 데스크 거래량이 작년 하루 평균의 4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올 초 이후 증시 조정세와 맞물려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와 관련, 코스틴 전략가는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 기업들이 자사주를 싸게 매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5900억달러로 작년보다 27% 증가할 것"이라며 "이 중 일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은 해당 기업 주식에 대한 호재로 인식된다.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는 것은 그 기업 경영진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유명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의 테오 버 멜론(Theo Vermaelen) 금융학 교수는 "주식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들은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주가 수익률을 거두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애플, 가을 아이폰XI 출격…"자사주 매입해 5.2% 벌 것"
2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는 밸류에이션이 저렴하면서도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는 회사로 ▲애플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안데버를 소개했다.
지난 1년간 애플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
애플(종목코드: AAPL)은 올 들어 주가가 1.21% 오르는 데 그쳤다. 아이폰X 판매량이 부진했고 얼마 전 페이스북 악재로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한 탓이다. 월가에서는 올해 9월 끝나는 애플 회계연도의 아이폰 판매량이 2억2300만대로 집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전망치보다 100만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아이폰 사용자들이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 주가를 비관하기는 이르다. 애플은 올 가을에 신형 아이폰인 아이폰 XI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번 아이폰 모델의 판매량이 적었다면, 차기작에서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차기 아이폰 XI는 전작보다 가격도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타임즈 연구소의 루크 린(Luke Lin)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은 많은 개발비용과 연구비 및 부품 개발비용이 가격에 포함돼 있었지만 올 가을 공개될 아이폰XI는 비용이 상당 부분 절약돼서 제조비용이 훨씬 낮을 수 있다"며 "가격이 적어도 40달러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이 밖에도 서비스 매출 증가, 액세서리류 수요 증가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올해와 내년 주당순익(EPS)이 각각 25%,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애플이 올해 회계연도에 자사주 매입으로 올릴 수익률은 5.2%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에 있는 한 기술자 <사진=블룸버그> |
◆ '반도체 호황' 어플라이드…"안데버, 순익 두자릿수 증가"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종목코드: AMAT)도 자사주 매입 유망주다. 어플라이드는 메모리와 디스플레이에 부품으로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든다.
어플라이드는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이 13.1배로 높다. 그래서 일부 투자자들은 반도체 경기가 꼭지에 이르러 향후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부상하고, 반도체의 복잡성과 자본집약도가 증가한다면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플라이드는 올해 EPS가 4.44달러로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플라이드 경영진은 반도체 경기가 후퇴할 경우 EPS가 3.75달러로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플라이드는 지난달 실적발표 이후 배당을 두 배로 늘렸고 자사주 매입도 현재 한도인 28억달러에서 60억달러 늘릴 예정이다. 이 또한 주가 부양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데버(종목코드: ANDV)의 이전 명칭은 '테소로'였다. 테소로는 작년에 정유회사 웨스턴 리파이닝을 41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안데버로 회사 명칭을 바꿨다.
안데버 정유 분포 <사진=안데버 홈페이지> |
안데버 주가는 지난 1월 120달러로 고점을 찍었으나 현재 100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안데버는 회사 이익 중 50%가 정제(refining)에서 발생하며, 물류에서 25%, 마케팅에서 나머지 25%가 발생한다.
글로벌 금융자문회사 에버코어 ISI는 전세계에서 진행되는 정제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공급보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데버의 가동률(utilization rate)과 수익성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월가에서는 안데버 EPS가 올해 18%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에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데버의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은 11배이며, 자사주 매입으로 발생할 예상 수익률은 4.6%로 관측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