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지현 기자] 이번 달 초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혜택을 입은 기업들은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막았다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트림 탭에 따르면 기업들의 이번 달 자사주 매입 규모가 1134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2015년 4월 이후 최대 규모이며 하루 58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2주간 자사주 매입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미국 주식이 집중된 펀드에서 509억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자사주 대거 매입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얻은 이익의 일정 부분이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데이비드 산츠치 트림 탭 유동성 담당 국장은 주간 보고서를 통해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감세 정책이 가계가 아닌 기업에게 유리한 정책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 2018년에는 23% 증가한 6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암젠, 프록터앤드갬블, 스카이웍스솔루션과 같은 기업들이 지난 12월 통과된 세법 개정안을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의 촉매제로 보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워렌 버핏도 "회사가 현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자사주 매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에 따르면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주당순이익(EPS)이 14% 증가함에 따라 주식 배당을 증가시켜 올해 배당은 12% 증가한 515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감세 정책의 혜택이 주주에게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골드만은 올해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16% 증가한 3600억달러, CAPEX(설비투자비용)은 11% 증가한 6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기업의 인수합병과 CAPEX는 기업이 단지 주주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증시 전략가는 "미래 성장을 위해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업은 현 경제 환경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며 "자본지출과 연구개발비용을 우선순위로 둔 기업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우선시한 기업보다 더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