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참석 은행 CEO들 "미국으로 자금이동 시작"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트럼프 감세안 발효에 따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미국에서 신규 투자에 나설지를 적극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직 투자 논의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효과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유럽은행 대표들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지점을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동이 이미 시작됐다며, 대륙 간 거래소(ICE)도 유럽연합(EU)의 제2차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Ⅱ)을 피해 수백 개의 에너지 선물 계약을 런던에서 미국으로 옮기기로 한 점을 언급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들은 유럽 고객들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미국, 중동 등 전 세계 고객들의 회계 처리를 영국에서 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거래되는 달러 금액은 뉴욕의 두 배에 달한다. 따라서 금융권이 미국으로 거점을 옮길 경우 상당한 자금 이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티잔 티엄 크레디트스위스(CS) 최고경영자(CEO)는 “CEO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페레로의 네슬레 미국 제과 부문 인수를 예로 들었다.
최근 이탈리아 초콜릿 업체 페레로는 네슬레의 미국 초콜릿 사업 부문을 28억 달러에 매수했다.
제스 스텔리 바클레이즈 CEO는 미국의 과감한 감세 정책에 세계 각국이 대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며 이달 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언급했다. 당시 스텔리 CEO는 영국 은행들이 너무 많은 규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메이 총리에게 감세와 규제 완화의 시급성을 언급한 바 있다.
스티브 슈워즈먼 블랙스톤 공동 창립자는 “세계 각국에서 기업들이 미국을 주시하며 선진국 중에서 사업을 해야 하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 맨리 캐나다 경제인연합 회장도 “감세 때문에 미국으로 투자를 옮길지 고민하는 많은 기업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