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궁:장녹수전'을 통해 화려한 전통 춤사위는 물론, 색다른 장녹수의 면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연출 오경택, 안무 정혜진, 작가 경민선, 극장장 손상원이 참석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궁:장녹수전'은 '조선의 악녀' '희대의 요부' 등으로 불린 그간의 장녹수 캐릭터와 달리, 장녹수가 조선 최고의 '예인(藝人)'이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오경택 연출은 "춤과 드라마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인가, 장녹수라는 인물의 여정을 어떻게 대사 없이 움직임과 춤과 표정 연기만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제일 고민을 많이 했다. 대부분이 기방문화, 궁중 문화, 민속문화를 모티브로 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장녹수와 연산의 관계 외 또다른 인물로 제안대군을 등장시킨다. 가난하고 천한 노비 출신의 장녹수가 기예를 익혀 기생이 되고 왕에게 발탁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경민선 작가는 "장녹수를 중심으로 제안대군과 연산을 사이에 두고 약간의 로맨스 구조도 있다. 노비였다가 기생이었다가 최고의 권력인 후궁까지 되는 과정이 장녹수의 입장에서는 자유를 향해갔다고 생각한다. 자유를 얻기 위해 권력의 필요성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기예를 사용하지만, 방향을 잃고 난관에 봉착하는 구조"라며 "기예는 곧 예술인데 방향성을 잃은 예술, 권력만 향해가는 예술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답교놀이' '정업이 놀이' '장고춤' '한량춤' '교방무' '가인전목단' '선유락' 등 한국의 전통놀이, 기방과 궁 문화를 기반으로 한 화려한 춤사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혜진 안무가는 "처음 시작할 때 민속춤과 어울릴 만한 레퍼토리를 다 초이스한 다음,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함축시키면서 많이 줄였다. 아까운 장면이 많다"며 "특히 신하들과 장녹수가 싸우는 장면에서 북을 이용하는 장면을 많이 신경썼다. 기존의 세워놓고 오고무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신하들이 북을 들고 움직이고 장녹수가 북을 치면서 싸우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었다. 서로의 다이나믹함이 보이고 주고가는 기운이 오가면 스펙타클할 것 같아 심혈을 기울였다. 움직이면서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고 연습이 많이 필요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궁:장녹수전'은 정동극장의 오후 4시 상설공연으로 올려진다. 손상원 극장장은 "공공극장으로서 전통을 세계화하고 대중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궁:장녹수전'은 대사 없이 무용으로 한국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오후 8시에는 기획공연 '적벽'도 진행한다. 매일 두 개의 공연을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공공극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궁:장녹수전'은 오는 5일부터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4시에 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정동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