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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가는 전시,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기사입력 : 2018년04월11일 10:29

최종수정 : 2018년04월11일 10:29

[뉴스핌=이현경 기자] 길을 걷다 휴식이 필요할 때 미술관에 들어와 쉴 수는 없을까.

지난해 5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서울관으로 옮긴 박주원 학예연구사는 올해 첫 서울관 전시를 기획하면서 이런 고민에 빠졌다. 그는 "서울관이 있는 광화문 근처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한복을 입고 셀카봉을 꺼내들며 활기가 넘친다. 그런데 바깥과 다르게 미술관 안은 경직되어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허브'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힘들 때 쉬어가는 미술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2018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를 준비했다.

플랫폼1 스터딩 라이브러리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우리는 아시아를 무엇으로, 그리고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전시는 출발한다. 여기서 '아시아'는 지리적 구분이나 정체성을 나타내는 용어에 머물지 않고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다양한 비평적 관점으로 작동한다. 8개국 15명(팀) 작가들이 아시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은 작품 21점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관람객을 맞이하기 위해 전시장의 문이 활짝 열린다. 필리핀 출신 작가 마크 살바투스의 작품 '대문'으로 아시아 기획전이 시작된다. 이는 비디오 영상물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이 또 나온다. 열린 문과 닫힌 문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작품이다. 문은 내부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면서 '나'와 상대방을 나누는 경계막이다. 관람객은 문이 열리고 닫히면서 '환영받음'과 '환영 못받음'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대문을 '권력'을 드러내는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요게쉬 바브의 '설명은 때로 상상을 제한한다Ⅱ'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대문'을 지나 관람객은 본격적으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 세계로 넘어간다. 인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요게쉬 바브는 '설명은 때로 상상을 제한한다Ⅱ'으로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형형색색의 실타래가 바닥을 수놓고 있는 이 작품은 177개의 국기를 해체하는 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국기의 실타래를 다 풀어놓은 이 작품은 요게쉬 바브의 국가를 통제하는 시스템에 대한 시각을 담아냈다. 태극기도 보인다. 흰색 바탕에 푸른색 붉은색 실타래가 올려진 것이 태극기를 해체한 부분이다.

염지혜의 '미래열병'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다. 미래를 향한 현재 우리들의 위기의식, 조급함, 열등감과 같은 긴장상태가 과거에도 반복되어왔음을 전제하고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미래주의 문화운동을 돌아본다. 미래를 위한 진보는 곧 첨단과학기술을 선점해야 가능한 것처름 '미래 열병(future fever)' 전염병에 빠진 우리의 모습을 옮겼다. 첨단기술의 집합체인 오브제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영상에 딱 들어맞는 음악이 우리를 미래세계로 안내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발달에 대한 일침을 가한다.

염지혜 '미래열병'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일본작가 후지이 히카루의 흥미로운 실험도 빼놓을 수 없다. 후지이 히카루는 '일본인 연기하기'라는 작품을 내놓았는데, 이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인 모습을 연기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과연 우리는 제국주의의 시대에서 한 행동방식와 언어, 태도가 현재에 사라진 것이 맞는지 고찰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과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플랫폼)이 조성됐다. 첫번째로 만나게 될 플랫폼은 스터딩 라이브러리다. 마치 연구실에 들어온듯한 구조로 꾸며져있다. 듀오인 '맵 오피스'(로랑 귀테레즈, 발레리 포르테페)는 '가능한 아시아를 향하여' 작품을 선보인다. 아카이빙과 스캐닝, 영상물이 놓여있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한 국가의 개념을 떠나 창의적이고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관람객과 시간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관객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며 관객 활동과 워크숍, 기록물을 함께 나눈다.

놀이 플랫폼 <사진=이현경 기자>

'관계'를 이어주는 두번째 공간은 놀이 플랫폼이다. 황 포치의 레몬와인 바, 엘리이 누비스타의 요리교실 및 98B 콜라보레이터리의 토론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놀이 플랫폼(play platform)은 고립된 개인들을 연결하는 교차적 공간으로 작동한다. 황 포치 작가는 직접 수확한 레몬으로 만든 와인을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놀이 플랫폼 공간은 확장되거나 축소되는 등 유동적인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플랫폼을 지나 제2갤러리에서는 한국 작가 안유리의 '불온한 별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 민족으로 여겨지지만 한국을 떠난 이주민인 조선족에 관한 이야기다. 조선족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직접 그들과 인터뷰한 작업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국 국가와 민족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통과 현대에 대한 개념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의 전시도 즐겁다. 대만 출신 장 쉬잔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시소미'를 내놓았다. 그는 어릴 적 가족들과 종이로 제례품을 만들던 기억을 가져왔다. 장 쉬잔의 가족은 3대에 걸쳐 수십 년 간 장례용 종이공예 가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많은 제례품들이 공장에서 제작되면서 기업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를 애니메이션 형식을 통해 장례 의식의 요소들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우리가 규정하는 전통과 현대의 정의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레몬 와인을 관람객에게 선사하는 황 포치 작가의 작품도 눈여겨볼만하다. 대만 출신인 그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공장 노동자들 개인 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품 '생산라인'을 구성했다. 그의 작품은 2012년 처음 시작된 프로젝트 '생산라인-메이드 인 차이나 & 메이드 인 타이완'에서 시작됐다. 어머니와 중국의 한 봉제공장 여공의 이야기를 기록함과 동시에 지난 50년간 대만의 농업경제 변혁과 사회변화상을 투영했다. 전시기간 동안 계속해서 변화해 갈 예정이다. 한국의 봉제공장 노동자의 이야기를 더해 축적, 발전한다.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는 오는 7월8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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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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