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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판' 이름만 바꿔 부활 조짐…"인사 안정성 확보" vs "보완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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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법관회의 '권역법관제' 의결‥전보인사 최소화·장기근무 골자
2014년 '황제노역' 논란에 폐지된 '지역법관제' 판박이
"인사에 신경 안쓰고 재판에 집중" vs. "지역유착 부작용 해결해야"
판사들 의견수렴 거쳐 구체적인 도입방안 마련할 듯

[뉴스핌=이보람 기자] 지난 2014년 폐지된 이른바 '향판(鄕判·지역법관)' 제도가 명칭만 바꿔 부활할 조짐을 보여 법원 안팎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이하 법관회의)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전국 각급 법원 판사들은 '좋은 재판과 법관 전보인사·권역법관제도' 안건을 지난 9일 의결했다. 국민에게 좋은 재판을 제공하기 위해 법관의 전보인사를 최소화하고 법관 의사에 기초한 장기근무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이름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4년 전 폐지된 '지역법관제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제도 개선의 필요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역법관제도는 관행이던 '향판'을 제도화한 것으로, 법관들이 지방관할법원 중 한 곳을 선택해 퇴임 때까지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한 곳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 전보 신청을 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법관이 2~3년 단위로 전국 순환근무를 하면서 법관들의 인사 안정성이 떨어져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도입됐다. 

그러나 2014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일당 5억 원의 노역장 유치 판결이 내려지면서 '황제노역' 논란이 일었고 향판의 지역 유착 문제가 제도 부작용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법관들의 근무 선호가 일부 수도권 지역에 몰린다는 지적도 이어지면서 해당 제도는 시행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판사들은 대체로 향판 제도의 부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남부지법 소속 한 판사는 "인사에 신경쓰지 않고 원하는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본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거에 지적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판사 출신 변호사 A씨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과거와 달라지는 것 없이 향판 제도가 부활한다면 국민이 이를 그대로 받아 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재판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하는 모양새다. 법원행정처는 법관회의 개최 당일 취재진에게 "지역법관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언급, 다음날 법관회의의 공식적인 발표와 다른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에도 지역법관제도를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관회의는 관련 안건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리고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어서 법원 안팎의 잡음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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