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 전무 휴대전화·PC기록 등 압수
"국과수 분석 후 조 전무 소환조사 예정"
[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경찰이 조현민(여·35)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과 관련해 19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4대 등 압수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겼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수사관 6명을 투입해 오전 9시20분께부터 오후 12시30분쯤까지 3시간 넘게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위치한 조 전무의 집무실과 마케팅본부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 한 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조 전무의 휴대전화 2대(개인용·업무용)와 사무실 컴퓨터,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2대 등을 확보했다.
앞서 대기발령을 받은 조 전무는 이날 압수수색 당시 사무실에 있지 않았지만 경찰은 조 전무의 변호인을 통해 휴대전화를 제출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전무 폭행사건 의혹과 관련해 관계자들의 말 맞추기와 회유·협박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면서 "조 전무의 휴대전화 등 압수품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검증을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이뤄지는 대로 조 전무의 소환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국과수 분석 진행에 따라 조 전무는 이르면 다음 주 초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도중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한 대행사 직원 A씨에게 소리를 지르며 물이 든 컵을 던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후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경찰은 사건 당시 회의자리에 함께 있었던 대한항공 직원들과 해당 광고대행사 피해자 등에 대해 내사에 돌입, 복수의 공통된 진술과 혐의에 대한 정황증거 등을 확보했다.
조 전무의 사과에도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지난 16일 대한항공은 조 전무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
경찰은 17일 조 전무에 대해 출국정지를 신청하고 폭행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는 등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18일에는 서울 마포구 소재 피해자 측 광고대행사를 압수수색하고 당시 회의 내용 녹음파일 등을 증거로 확보해갔다.
피해자 측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먼저 집행한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자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증거의 삭제 혹은 소멸 가능성 등 대행사 쪽을 먼저 (압수수색) 해야 할 이유가 충분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 전무는 비난이 거세지자 앞서 해당 대행사 측 피해자에게 "지난번 회의 때 제가 정말 잘못했다"는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얼굴에 물을 뿌리지 않았다. 밀쳤을 뿐이다"며 부인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물컵 투척'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 3일 해당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보낸 사과 문자메시지. <사진=대한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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