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부터 17일까지 박여숙 화랑에서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구분 지을 필요는 없지요."
[사진=이현경 기자] |
꽃을 모티프로 작품을 그려내는 박종필 미술작가가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익숙한 시선(Familiar View)'이란 주제 아래 박여숙 화랑에서 오는 5월2일부터 개최된다.
박 작가의 캔버스에는 화려한 색을 뽐내는 꽃들이 만발한다. 카메라 렌즈로 클로즈업을 한 듯 확대되어 있다. 그는 신선한 꽃을 정물의 소재로 면밀하게 관찰한다.
박종필 작가는 작품에 '양면성'을 투영한다. 그의 작품에는 꽃과 조화가 함께 등장하는데, 이 점이 꽤 흥미롭다. 생화 사이로 조화라는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이들이 어울리는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생화와 조화의 구분이 쉽지 않다. 물론 작가는 기억하고 있다.
박 작가는 "실제로 어떤 사물이든 좋은 면과 나쁜 면이 함축되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굳이 구분되는데, 그런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작품은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만큼 보이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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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직접 꽃시장에 들려 꽃을 산다. 작품에 담아낼 수 있도록 작업을 하고 캔버스에 붓으로 옮긴다. 그의 작품은 실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극사실화에 가깝다. 이 점이 박여숙 화랑 대표의 마음을 흔든 부분이다.
박여숙 대표는 "요즘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드물다. 그만큼 희소성 있다고 생각한다"며 "극사실화에 가까운 작품을 해낼 능력이 있다는 자체가 믿음이 간다. 박종필 작가는 하루에 10시간씩 작업한다. 그만큼 성실하다. 단색화 공부도 한 작가이기 때문에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호평했다.
사실 박종필 작가는 케이크, 사탕을 소재로 극사실화를 그려왔다. 그런 그가 '꽃'에 빠지게 된 이유는 일단, 그가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새벽 꽃시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영감을 주는 꽃을 살 만큼 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다.
그의 주제인 '양면성'은 '꽃'으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꽃은 화려하게 피어나지만 지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허무함마저 느껴진다.
박종필 작가는 "이전에 케이크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는데 '케이크 위에 뿌려진 시럽이 피처럼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의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그 이후로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재로 삼아 공유하고 싶었다. 그것이 꽃을 모티프로 그리게 된 이유다. 물론 다른 도전도 얼마든지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종필 개인전 '익숙한 시선'은 5월17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