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한국 대외신인도 발목 잡아
3대 해외 신용평가사, 실질적 성과에 관심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대외 신용등급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합의한 가운데 5월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의 대외 신용등급이 지금보다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외 신용평가사는 한국경제의 잠재된 위험 요인으로 북한 리스크를 꼽으며 한반도 위기 해소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리스크가 사라질지 해외 신용평가사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해외 신용평가사는 한국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늘 북한 리스크를 거론한다. 핵 실험이나 무력 충돌 가능성뿐만 아니라 체제 붕괴 등 북한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변수라는 시각 때문이다.
실제로 무디스는 지난해 10월 한반도 군사적 충돌 및 북한 정권 붕괴를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달 피치도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주요 불안 요인이라고 꼽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S&P는 북한에 의한 도발은 한국에 대한 평가를 약화시키는 안보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정부 시각도 해외 신용평가사와 대동소이하다. 기재부가 매달 내놓는 '최근경제동향 보고서(그린북)'를 보면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요인 상존'이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특히 기재부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7~12월) 그린북에서 북한 리스크를 언급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남북 관계 개선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지난주 방문했을 때 3대 신용평가사 최고위급 관계자를 만나 남북 관계를 설명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 등 진전된 내용은 신속히 신용평가사에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기재부 국제금융국을 중심으로 e메일과 전화를 활용해 해외 신용평가사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는 국가 신용등급 상승 관련 내심 기대하기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첫 단추는 잘 끼었지만 아직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당장 (신용등급에) 변화는 없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실질적 성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이 있으므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신용등급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S&P와 무디스는 각각 AA, Aa2로 평가했다. AA(Aa2)는 평가상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또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을 4번째로 높은 AA-로 평가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