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일제히 감소, 무선 ARPU도 하락세
6월 주파수 경매 등 5G 투자 부담 본격 증가
신사업 강화로 해법 모색, 정책 지원 ‘급선무’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KT(회장 황창규), SK텔레콤(사장 박정호),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 등 이통3사의 수익성 악화가 심상치 않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무선사업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2분기부터 5세대(5G) 상용화를 위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통3사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KT는 4.8% 감소한 3971억원이며 SK텔레콤도 20.7% 줄어든 3255억원에 머물렀다. LG유플러스 역시 7.5% 떨어진 1877억원에 그쳤다. 이통3사의 1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9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조303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통신비 인하다. 지난해 9월 도입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과 12월부터 실시된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의 영향이 커지면서 이통3사 모두 무선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무선사업 부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하락세다. 전년동기 대비 KT는 4.5% 감소한 3만2993원이며 SK텔레콤은 3.8% 줄어든 3만3299원, LG유플러스 역시 5.7% 떨어진 3만3355원이다. 영업이익과 ARPU에서 이통3사 모두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보편요금제 등 추가 통신비인하 방안 도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 이통사들의 고민은 깊다. 2만원대 요금으로 데이터 1기가바이트(㎇)를 의무 제공하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중저가 요금제를 포기해야 하는 이통3사의 영업손실은 업계 추산 2조원에 달한다.
게다가 2분기부터 5G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통3사의 부담은 더욱 심해지는 모습이다.
당장 오는 6월 15일 시작하는 주파수 경매의 경우 최저경쟁가격만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통3사가 경쟁없이 주파수를 나눠가진다고 해도 최소 3조200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가해야 하는 금액까지 감안하면 이통3사의 금전적인 부담은 상당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5G 상용화를 위해 10조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통신비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와 역대급 투자부담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이중고’인 셈이다.
이에 이통사들은 IPTV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강화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규 사업들은 아직 매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핵심인 무선사업의 수익 감소를 메우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5G 역시 즉각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년 3월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목표를 달성한다해도 2020년 이후에야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나올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통3사의 ‘이중고’ 해결이 쉽지 않은 이유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영향은 비용절감 등으로 어떻게든 해결하고 있지만 여기서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솔직히 대안이 없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암감이 크다”며 “5G는 미래 먹거리 사업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해서 투자를 줄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통신비 인하와 5G 인프라 투자 양측 모두의 균형을 맞추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