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지금으로부터 110년전,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표준화와 대량생산에 기반한 'T 모델'을 내놓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화석연료)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T 모델'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것은 단지 생활의 편리함만이 아니었다. 'T 모델'을 계기로 인류는 지금의 고용 사회(Employee society)로 이행했다. 고용 사회란 사회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기업, 공공기관 등 조직의 구성원으로 일하는 사회를 말한다. 2만 가지 부품의 방대한 연관 산업과 노동 수요를 창출하는 자동차 산업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신기술이 단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패러다임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례는 자동차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1776년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내놓으면서 인류는 그간의 농업 사회를 마감하고 산업 자본주의 시대로 본격 이행했다. 우리는 이를 '(제1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지금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세상을 뒤흔들만한 신기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전기차, 사물인터넷(IoT) 등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만한 신기술들이 동시대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시대는 600만년 인류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
신기술의 등장은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고, 그럴 때마다 세상은 격변할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재 글로벌 '빅5'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이지만 앞으로도 그 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불과 20년전 글로벌 '빅5'는 엑손모빌,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제너럴 일렉트릭(GE), 존슨앤존슨이었고 당시의 공고한 순위가 바뀔 것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현재 시가총액 '빅5'(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POSCO, 셀트리온)가 언제까지 이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안정성을 강점으로 취업 1순위로 꼽히는 공무원, 교직원 사회는 앞으로도 그럴까?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등장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지금 눈에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앞으로 바뀌게 될 세상을 상상하며 내 자신을 거기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의 안온함을 박차고 나와 밤샘을 하는 창업가들은 대중의 눈에는 '사서 고생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렇지만 누가 더 현명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변화와 기회를 찾는 것은 개인의 몫이지만 이들을 지원하고 북돋워주는 것은 우리 사회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정부 부처의 하나로 신설됐다. 혁신 기업이 세상을 바꾸는 현실에서 책임이 적지 않다. 미국보다 한참 뒤져있는 창업 지원 생태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중소벤처기업부는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창업가가 성공해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는 롤 모델이 된다면 지금의 취업난, 고용대란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우리 사회에는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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