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소비 급증, 2015년 국내 일회용컵 사용량 260억개
소비자 "일회용 컵 편리해…가격 할인 시 고민해볼 것"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등 실효성 관건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요즘엔 '먹고 가는 거면 머그컵에 드려도 되느냐'고도 안 물어보던데…" (직장인 A씨)
정부가 재활용 폐기물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절반 가량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특히 일회용컵의 경우,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사용량이 많아 관련 매장들의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스타벅스 일회용컵 없는날 캠페인 모습(참고사진) <사진=스타벅스> |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 커피 전문점에서 이용자들을 30분간 지켜본 결과, 음료를 주문하면서 개인 텀블러를 건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머그컵을 요청한 사람은 1명 뿐이었다.
계산대 직원도 머그컵 이용 여부를 묻지 않았다. 케이크와 함께 주문해 매장에서 먹고 가는 고객들조차 일회용컵을 이용했다. 30분 만에 수십개의 일회용컵이 소비된 셈이다.
◆ 커피 소비량 급증…"머그컵 권유 없고, 일회용 컵 편리"
국내 2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00잔이 넘는다. 하루에 1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일회용컵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커피빈 등 주요 커피 전문점들은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가는 고객에게 300원 할인을 제공한다. 하지만 대부분 매장 내 별도 홍보문은 붙여 놓지 않았다. 소비자도 텀블러 할인을 알고 있지만 편리함 때문에 일회용컵을 이용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점심 직후에 습관처럼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그때마다 텀블러를 들고 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부분 할인 받을 수 있는걸 알면서도 일회용컵은 먹고 바로 버릴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 C씨는 "하루에 2잔은 커피를 사먹는다"면서 "텀블러는 대학생 때 이용하고 최근엔 쓴 적이 없다. 하지만 커피값 부담이 상당히 커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하면 고민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현재 텀블러 할인 혜택이 없다. 다만 포장 고객을 제외하면 플라스틱 컵이나 머그컵 이용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는 매장 이용 고객에게 무조건 플라스틱컵에 음료를 담아주고 있다.
지난 8년 간 국내 일회용컵 사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컵 사용량은 2009년 기준 191억개에서 2015년 약 260억개로 늘어났다. 커피전문점 등 매장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일회용컵 사용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12개 커피전문점·5개 패스트푸드점과 협약을 통해 텀블러 사용 고객에게 약 10% 가격 할인 혜택을 주고, 머그잔을 이용하면 리필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본격 도입하며 할인폭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회용컵 보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2002년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운영한 바 있으나, 크게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 정부 대책이 얼마나 변화를 이끌어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해외에서도 일회용 폐기물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이달부터 맥도날드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은 일부 지역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