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중단 선언 후 므누신-라이트하이저 ‘딴소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엇갈리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이날 므누신 장관은 '폭스뉴스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역 전쟁을 중단한다"면서 "현재 우리는 프레임워크를 실행하는 동안 관세도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사진=블룸버그] |
하지만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나온 수 시간 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자국 경제에 “실질적인 구조적 변화”를 만들지 않는 한 미국은 투자 제한이나 수출 규제 등을 비롯해 관세에 여전히 의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므누신 장관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현재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 중이며, 다른 교역국들과도 알루미늄 및 철강 수입 관세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분열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트럼프의 무역 어젠다도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매체는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상반된 목소리는 중국과의 협상 전략과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방식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 관계자들의 이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므누신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TV쇼에 출연해 중국과의 협의가 건설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반대로 강경파로 알려진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실질적 구조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전제 조건으로 강조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수천만 개의 미국 일자리 미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대 사안임을 부각했다.
므누신 장관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현저히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양국이 노력했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대폭 늘리도록 약속을 받아 낼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 부분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더 많은 미국 수출품에 자국 시장을 개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기술 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도둑질, 미국의 혁신 보호 등의 이슈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C.도널드 존슨 전 USTR 협상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미국 입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