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연구원이 12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이 직접 만난다지만 해결의 길은 멀 것 같다"며 "양국 간 비핵화에 대한 인식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방법도 우려된다"며 "회담 성공에 너무 적극적인데다, 이란 핵합의를 이탈하면서 '비핵화 성공'의 조건을 올려버렸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미국이 바라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는 과거 6자회담에서 일방적으로 비핵화의무를 뒤집어 쓰는 걸 싫어했던 북한의 요구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으로 한국에 배치·기항된 핵폭탄 탑재 미군기, 원자력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더 나아가 한반도 외에 배치된 미사일 철거를 요구할 지도 모른다"며 "심지어는 미군에 대한 사찰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에 대해 "존 볼턴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과거 언급했던 '리비아 식 핵 폐기'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핵의 일괄폐기는 당연한 것이니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방식을 얘기하자는 소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에 대해 "핵개발 도중이었던 리비아와 다르게 북한의 핵을 단기간에 없애는 건 어렵다"며 "무기, 핵물질, 연구개발이나 생산수단까지 대상이 폭넓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공표된 시설의 신고와 검증, 관련 자료 제출, 핵기술자에 대한 청취조사도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들인다면 결국 과거처럼 수 많은 예외조치를 인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찰을 하면서도 핵무기 철거·파괴를 병행하는 속도감이 미국에게 요구된다"고 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법에도 우려할 만한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성공에 적극적인데다, 이란 핵합의에서 이탈하며 '비핵화의 성공 조건'을 올려버리고 말았다"며 "이란이나 북한에게 과거 합의보도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할 만한 거래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 정상이 '커다란 진전'이라며 서로를 칭찬하고 중요한 세부 문제 협상은 뒤로 미루는 시나리오가 바로 그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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