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14일(현지시간) 올해 10~12월 테이퍼링 후 연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되, 현행 사상최저금리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는 매파와 비둘기파가 섞인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10년 간 ECB가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상황이 역변해 ECB는 비난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2008년에는 금리를 올리자마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2011년 금리를 인상한 후에는 유로존 채무위기가 발발했다. 이에 따라 졸지에 ECB가 유로존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비난을 뒤집어썼다.
이번에는 ECB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거나 지나치게 성급히 긴축에 나설 것이란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래면서도 2조4000억유로에 달하는 채권매입 프로그램 종료 계획을 발표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는 총재는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정확한 중용을 지키며 독일을 비롯한 북유럽의 유로존 내 매파 국가들과 경제 둔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답을 내놓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평가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통화정책은 인내심을 가지고 신중하게 진행하자는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매입 종료 결정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 ECB의 경기부양책은 올해 이후에도 지속된다. 올해에 자산매입을 종료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를 인상하거나 ECB가 매입한 채권 중 만기가 도래할 경우 재투자까지 중단해야 긴축으로 선회했다는 의미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두 가지 사안 모두 아직 예비 논의 단계라고 밝혔다.
또한 사상최저금리와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유지한다는 결정은 이번 주 기준금리를 2%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확연히 비교된다.
또한 ECB 통화정책 발표 전날 연준이 금리인상을 발표해준 덕분에 자산매입 종료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로는 미달러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ECB가 조심스레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요한 리스크는 미국과 주요6개국(G6) 간 무역 갈등 및 유럽연합(EU)과 이탈리아 간 갈등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며, 유로화의 존폐 자체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재차 못 박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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