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고궁·조선왕릉 시작으로 지역 문화재로 확산
문화재청은 지방자치단체·시민자문단 운영 지원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재인 대통령도 지적한 '불친절한' 문화재 안내판이 누구나 알기 쉽게 바뀐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내 있는 문화재 '침류각' 안내판을 예로 들며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가 들어가야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27일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이해하기 쉬운 안내문안, 정보 중심의 유용한 안내문안,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반영한 흥미로운 안내문안으로 새롭게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비는 올해부터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곳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서울 소재 고궁과 조선왕릉, 고도(古都)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부여, 공주, 익산 지역에 있는 주요한 문화재 안내판에 대해 조사 후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문화재 '침류각' 안내판 [사진=청와대] |
특히 서울의 중심인 청와대 주변과 북악산·인왕산, 광화문 주변에 있는 문화재 안내판부터 전면적으로 재조사해 우선으로 정비할 계획이며 점차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된다. 문화재에 관심 있는 지역의 학생과 교사, 문화유산 해설사, 문인 등이 참여하는 '문화재 안내판 시민 자문단'을 새롭게 구성·운영해 안내문안 작성과 검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시민자문단 운영지침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고 전국에서 시민자문단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안내문안 작성시 참고하게 돼 있는 '문화재주변 시설물 등에 대한 공공디자인 지침'이 활용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안내문안 필수 포함 요소 △국민이 원하는 정보 유형 △새롭게 바뀐 안내문안 사례 등을 담은 지침서를 새로 마련해 오는 9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한다.
또한 단순히 안내문안을 정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문화재 명칭에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조선왕릉'의 공식 지정명칭은 그대로 두되 '능의 주인이 궁금'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국민이 알기 쉬운 명칭'을 같이 쓸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현재 '건원릉'이라 표기하고 있는 태조 이성계의 묘를 앞으로는 능호(陵號, 왕의 묘에 붙이는 이름)와 능주(陵主, 왕릉에 잠든 주인공)를 덧붙여 인터넷 혹은 문화재 안내판 등에서는 '태조 건원릉' 또는 '건원릉(태조)' 등으로 풀어써 누구나 쉽게 왕릉의 주인공까지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선왕릉 명칭 개선안은 7월11일부터 30일까지 문화재청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개선 취지 공감여부, 올바른 개선안 선택 등을 만화가 포함된 설문조사로 국민에게 묻는다. 문화재청은 의견수렴에 참여한 국민 50명을 추첨해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