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독일의 3대 자동차 회사 경영자들이 4일(현지시간) 주독일 미국 대사를 만나 유럽연합(EU)-미국 간에 자동차 무역에 대한 제로(0) 관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무역전쟁만은 피하겠다는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의 로비 노력으로 풀이된다.
BMW의 2017년형 미니 컨트리맨 전기차 [사진=로이터 뉴스핌] |
두 명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 다임러 대표들이 이날 리처드 그레넬 독일의 미국 대사를 만나 미국 자동차 수입에 대한 EU 관세 철폐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들 경영자는 또, 관세 소용돌이를 피할 수 있다면 미국에 대한 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EU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생산라인을 미국 외로 옮기겠다는 독일 자동차 회사들의 암묵적인 위협도 있었다.
독일자동차협회(VD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모든 독일 브랜드 차량은 수출됐다. 무역 장벽이 높아진다면 이들 회사는 중국 등 수출되는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FT의 의견이다.
이번 만남은 지난달 6월 VDA와의 분기별 회의에서 열린 별도로 열린 첫번째 만남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미국의 수입차 관세 차이에 불만을 토로해 왔다. 수입 승용차에 대한 EU의 관세율은 10%인 반면 미국의 관세는 2.5%다. 미국은 밴과 픽업 트럭 수입에 25% 관세를 부과하는데,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이를 없앴으면 하는 입장이다.
관세 협상은 전적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달렸다. VDA나 독일 정부 모두 관세를 협상할 권한이 없어서다. FT는 그러나 경영진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산업 분야의 모든 무역 장벽을 허물자는 제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가늠하고 싶어한다는 해석이다.
이번 회의에 브리핑한 소식통은 이들이 자동차 부품 등 비(非)관세 장애물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업계의 소식통은 예를 들어 유럽의 자동차 범퍼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드럽게 만들어졌고, 미국의 범퍼는 차량 내부를 보호하기 위해 비교적 견고하게 디자인됐는데 만약 미국과 EU가 이러한 부품 기준을 조화시킨다면 모든 브랜드의 생산 과정이 간략화될 거라는 설명이다.
이날 회의에는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 엘마 데겐하르트 콘티넨탈 회장, 베른하드 마테스 VDA 회장이 참석해 미국 대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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