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최근 서일본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후 피해 지역 생존자들은 폭염과 극심한 물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폭우가 휩쓸고 간 지 일주일 째. 일본 당국은 12일 사망자 수가 2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폭우는 1982년 299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나가사키 대수해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여기에 폭염·단수로 인한 2차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존자들은 30도가 넘는 날씨에 학교 체육관이나 지역 대피소를 전전하며 기약없는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피소엔 선풍기가 모자라 주민들은 폭염 속 부채질에 의존하고 있다. 현지 TV 방송에선 한 나이든 여성이 햇빛을 피하기 위해 팔로 눈을 가린 채 무릎 꿇고 잠든 모습이 보도돼 수재 피해의 심각성을 짐작게 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현 미하라시 주민들이 물을 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은 20만 가구가 넘는다. 무더위에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안돼 열사병 피해는 물론, 식수가 부족한 주민들이 손 씻는 물조차 아끼려 해 각종 전염성 질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물이 없어 (피해 상황을) 아무 것도 정리할 수 없다. 씻는 것조차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피해 지역으로 물 트럭을 보내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명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아직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도 수십명이라고 밝혔다. 현재 군인과 경찰, 소방대원 7만여 명이 투입돼 실종자를 수색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일본에서 폭우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홍수로 사상자 수십명이 발생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처럼 예측 불가능한 폭우가 최근 몇 년간 더욱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생명과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는 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의무다. 이 같은 재난 피해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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