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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 가람 형태 정림사지 vs 동아시대 최대 규모 익산 미륵사지

기사입력 : 2018년07월12일 21:25

최종수정 : 2018년07월12일 21:25

평지가람형태 잘 보존된 정림사 vs 동아시아 가장 큰 규모 미륵사
정림사 5층 석탑 vs 미륵사 석탑과 목탑

[부여·익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세계유산 백제역사지구인 부여의 정림사지와 익산의 미륵사지는 백제 사비 시대의 찬란했던 불교 문화와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1탑, 1금당, 1강당의 가람형태를 보여주는 정림사지와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찰인 미륵사지의 특징을 비교해본다.

[부여=뉴스핌] 이현경 기자=정림사지 2018.07.12 89hklee@newspim.com

◆ 정림사지, 가람형태가 잘 남아있는 사찰터

백제는 웅진 시기에 침류왕(서기 384년)이 불교를 받아들였고 사비 시대 때 불교 문화가 꽃피었다. 백제 시기의 불교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은 공주 대통사지다. 그리고 부여에서 사지가 18곳 발견됐다.

정림사지는 고대 동아시아 평지가람 사찰의 특징을 잘 간직한 세계유산이다. 남향으로 중문, 탑, 금당(지금의 대웅전), 강당이 남북 일직선상에 배치돼 있고 중문에서 강당(승려, 불교신자들이 공부하던 곳)까지 회랑(복도)이 둘러진 가람배치형이다.

[부여=뉴스핌] 이현경 기자=정림사지 복원 모형 2018.07.12 89hklee@newspim.com

백제시대 절의 특징은 1탑 1금당 1강당 배치 형태였고, 평지에 세워졌다. 정림사지는 물론 익산의 미륵사지도 마찬가지다. 다만, 부소산성에 있는 서복사지는 왕의 전용 사적이었기 때문에 강당은 없었다.

부여군 문화해설사 차선미 씨는 "백제는 불교가 중심이었고, 불교가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평지에 지었다"며 "조선시대에 억불정책으로 절이 산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백제시대 절은 남북일직선상 가람형태다. 금강사지처럼 강을 이용해 동서쪽으로 일직선되게 지은 절도 있으나 대체로 남북일직선상으로 둔다"고 설명했다.

정림사지 기단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통 기단은 흙으로 쌓는 토축, 돌로 쌓는 석축이 있는데 정림사의 기단은 기와로 된 와적기단이다. 암키와와 수키와로 화려하게 쌓아올린 건물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석탑은 1500년 전 모습 그대로다. 단 한 번도 해체한 적 없는 국보 제 9호다. 석탑임에도 목탑 형식을 갖고 있다. 습기에 약한 목탑을 보완하기 위해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한 화강암을 써 석탑으로 만들었다.

탑을 살펴보면 역사적인 아픔이 모두 남아있다. 검게 그을린 부분은 전쟁으로 불이 났을 때 흔적이다. 또 1층 지붕돌 아래 면석에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에 승리했다는 기록을 써놓은 승전기공문이 동서남북 네 면에 다 새겨져있다.

정림사는 사실 고려시대에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정림사는 나당연합으로 660년에 불타 없어졌다. 차선미 해설사는 "전쟁 당시 백제 사람들이 믿은 것, 그 흔적까지 없애버려야 한다는 이유로 절의 이름을 알 수 없을 만큼 다 태웠다. 당서 기록에는 백제 부여는 며칠도안 불바다였다고 표현돼 있다"고 언급했다.

◆ 미륵사지,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사찰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찰인 미륵사지에서 조사된 대표적인 유구로는 금당지, 탑, 회랑지, 강당지, 승방지, 수로, 연못지 등이 있다.

미륵사지는 3탑 3금당 3강당의 독특한 사찰 구조다. 동쪽과 서쪽에 석탑이 있었고 중앙에 목탑이 존재했으나 목탑은 불에 타 소멸됐다.

[익산=뉴스핌] 이현경 기자=미륵사 서쪽 석탑. 고르게 쌓인 구조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2018.07.12 89hklee@newspim.com

최근 서쪽 석탑이 20년간의 보수정비 사업을 마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가 30m에 육박하며 9층 탑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규모는 동아시아 석탑 중 가장 큰 규모다.

최근 보수를 마친 미륵사지 서쪽 석탑은 정림사지처럼 목조 건축, 목합의 형식을 따랐다. 김현용 학예연구사는 "일반 석탑의 전형적 형식의 간결한 구조가 아니다. 여러 개 구조가 결합된 목조 건축의 형태"라고 밝혔다. 탑을 자세히 살펴보면 균일하게 쌓은 것이 아니라 조금씩 층이 다른 형태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김현용 학예연구사는 "이 탑은 얇은 판재형식이라 파손되는 데 취약하다"고 말했다.

탑의 내부에는 십자형 통로가 구성돼 있다. 탑 내부 공간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김현용 학예연구사는 "고분을 보면 각을 줄여가며 천정을 높이는 형태도 어려운데, 미륵사지 석탑은 1000t 이상의 무게가 실린다. 보수 작업 과정에서 다시 조립할 때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부여·익산=뉴스핌] 이현경 기자=정림사지 5층석탑(왼쪽), 왕궁리 유적 5층 석탑 2018.07.12 89hklee@newspim.com

미륵사지는 기초 작업을 튼튼히 했다. 기단(토대가 구성되는 탑의 계단), 그리고 탑신(탑의 몸체)이 있는데, 미륵사 석탑은 기단 없이도 탑이 설 수 있을 정도다. 그 이유는 1층 아래 초석이 있는데, 이보다 더 큰 초반석이 들어가 있다. 이 초반석은 기단 위에 올라가지 않고 땅 아래까지 내려와 있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이 왕비의 청을 받아 축조한 절로 삼국유사는 소개하고 있다. 미륵사가 있는 익산에는 왕궁리 유적지가 있는데, 이는 무왕이 수도를 옮기려고 왕궁을 조성했다는 설이 있다. 유적지 내 5층 석탑을 두고 백제계 석탑이냐, 고려계 석탑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정림사지와 비슷한 형태로 보고 백제계 석탑이라고들 한다.

또 서탑 복원중, 사리를 모신 사리호인 사리봉안기가 발견됐다. 639년에 사리를 안치하면서 건립됐다는 게 밝혀졌다. 백제 무왕 시대에 세워줬다고 알려주는 보기드문 사례다.

부여군 차선미 해설사는 "백제 역사에 수도를 익산으로 옮겼다는 기록은 없지만 무왕은 익산으로 옮기기 위한 꿈을 펼쳤다"며 "현장에 유적이 온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백제 역사부분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소개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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