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장서 생산...美 관세시 수요 많은 현지 생산 불가피
"국내생산는 내수 작고 수익성 없어, 노조 물량 요구 무의미"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겨냥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팰리세이드(Palisade, 울타리)를 연말에 출시한다. 비교적 연비걱정없이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모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자동차수입관세를 25% 부과하면 미국 현지생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오는 12월에 국내에서 공개한다. 미국 시장에는 내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선보인 직후 현지판매에 들어간다. 팰리세이드의 콘셉트카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했고, 양산형 모델은 위장막을 가리고 미국 아리조나주 등지에서 도로시험주행을 하고 있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루세이드 콘셉트카 [사진=현대차] |
팰리세이드는 연비걱정 없이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시장을 노린 모델이다. 실내좌석이 3열8좌석이나 될 만큼 중형SUV 싼타페보다 3명이나 더 탈수 있다. 경쟁모델로는 혼다 파일럿, 포드 익스플로러, 쉐보레 트래버스, 토요타 하이랜더 등이다.
팰리세이드의 동력전달시스템은 신형 전륜 구동 플랫폼으로, 현대차 SUV의 DNA인 모노코크 플랫폼 대신 ‘프레임 바디’가 처음 적용된다. 프레임바디는 하체와 몸체가 따로 분리되는 매우 단단한 차제다. 강철 뼈대 위해 엔진과 변속기 등 샤시를 얹는 방식으로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전통적인 SUV의 구조다. 다만 원가가 많이 들고 무게도 많이 나가 연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싼타페로 시작된 현대차의 SUV는 신개념 승용형 SUV를 표방하면서 거친 숲 길 등 오프로드보다는 도심 주행에 맞게 자동차 밑에 까는 프레임(뼈대) 없이 하나의 박스 모양의 구조체를 만드는 ‘모노코크 플랫폼’이다.
현대차는 소형(코나)-준중형(투싼)-중형(싼타페)에서 대형인 팰리세이드 출시로 SUV 라인업을 완성한다. 세단에서 SUV로 중심이 이동한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 회복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일단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연간 최대 10만대 생산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오는 8, 9월 자동차수입관세 25%를 확정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대차는 아직 공식적인 생산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대형SUV는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로 작년에 15%나 판매가 늘어났다”면서 “수입관세를 맞으면 노조가 생산물량 보장을 요구한다고 해도 국내생산은 수익성이 없고 현지 수요도 한국보다 많기 때문에 미국생산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