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권규약위 견해 존중해야하나 구체적 입법의무 없어”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전과기록을 말소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라는 자유권규약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의 견해에 따른 구제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제기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 선고일인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2018.06.28 yooksa@newspim.com |
헌법재판소는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유죄판결을 받은 청구인들이 “입법자들이 구제조치를 이행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않아 기본권이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사건을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헌재는 “자유권규약의 조약상 기구인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견해는 규약을 해석함에 있어 중요한 참고기준이 되고 규약 당사국은 그 견해를 존중해야만 한다”면서 “하지만 위원회의 견해가 사법적인 판결이나 결정과 같은 법적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각 당사국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 등이 고려될 필요가 있는 등 우리 입법자가 모든 내용을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존에 유죄판결을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전과기록 말소 등의 구제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부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입법자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구제조치를 이행하는 법률을 제정할 구체적인 입법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워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8일 “2019년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며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 한 바 있다.
청구인들은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병역법위반죄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자 자유권규약위원회에 의견을 구했다.
위원회는 대한민국에게 ‘청구인들의 전과기록을 말소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는 등의 효과적인 구제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는 견해를 송부했다.
이에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의 입법자들의 입법부작위로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2011년 6월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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