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까다로운 안목으로 국내외 아티스트를 선별해 미술애호가들에게 소개해온 갤러리바톤이 서울 압구정동에서 한남동으로 이전했다. 강남 시대를 마감하고, 강북으로 이전하며 갤러리바톤이 처음 선보이는 작가는 폴란드의 막신 마시요브스키(1974~). 역량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참신한 작업세계를 펼쳐온 막신 마시요브스키는 매스미디어에서 차용한 이미지나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캔버스에 옮겨 회화로 완성한다.
막신 마시요브스키 ‘Culture is about something else’ 캔버스에 오일, [사진=갤러리바톤] |
작가는 원래 건축학도였다. 폴란드의 크라쿠프 테크놀로지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이후 크라쿠프 파인아츠 아카데미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뒤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막신 마시요브스키는 영국의 발틱현대미술센터, 폴란드의 국립미술관 등 유럽의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 유럽의 명문 화랑인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Paris)을 비롯해 메이어 카이너(Meyer Kainer, Vienna) 등에서 다수의 전시와 전속작가로 활동해왔다. 그의 작업은 동시대 이슈를 무겁지않은 톤으로 재치있게 해석해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모두가 늘 접하는 현실을 살짝 비틀어, 독특하게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막신 마시요브스키는 사람들이 미디어라는 창(窓)으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것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는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 자체 보다는, 그 이면에 관심을 갖고 이를 회화로 표출해낸다. 또 매스미디어가 뉴스를 창출하거나,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상화하기도 한다. 어쩌면 사람들이 놓쳤을 법한 ‘숨겨진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한번 더 생각해보지 않을래요?”하고 묻는다.
막신 마시요브스키의 그림에는 말풍선이 자주 등장한다. 일찍이 미국의 팝 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만화의 한 장면을 차용해 작품 안에 텍스트를 삽입했듯, 그 역시 작품 안에 흥미로운 대사를 삽입한다. 감상자는 당연히 그 대사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데 이같은 방식은 이제 그의 고유한 스타일로 자리를 잡았다. 말풍선 속 대사는 그림이 지닌 뜻을 함의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 이를 의도적으로 흐리거나 거꾸로 제시할 때도 있어 알쏭달쏭함을 더해준다. 매스미디어에서 발췌한 이미지를 단순한 구성과 명료한 윤곽으로 세련되게 변주하는 막신 마시요브스키의 작품은 오는 8월 3일까지 만날 수 있다. 전시의 타이틀은 'Rephrase it Positively(좀 긍정적으로 말해줄래?'. 올해 제작한 신작의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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