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정식 개방 전 8월 한달간 무료 관람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이어(移御, 임금이 거쳐갈 곳을 옮김)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명 '고종의 길'을 3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10월 정식 개방하기 전 8월 한달간 국민에게 시범적으로 공개한다고 30일 밝혔다.
'고종의 길'은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총 120m의 길로, 덕수궁 선원전 부지가 2011년 미국과 토지교환을 통해 한국 소유 토지가 되면서 그 경계에 석축과 담장을 쌓아 복원한 것이다.
복원된 ‘고종의 길’(왼쪽이 미대사관, 오른쪽이 선원전 영역) [사진=문화재청] |
고종의 길과 맞붙어 있는 덕수궁 선원전 영역은 왕들의 어진과 신주 등을 모시던 장소다. 원래는 세종대로변에 있었으나 1900년 화재로 타게 되자 1901년 당시 미국 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형재 정동 1-8번지)에 옮겨오게 됐다.
광복 이후에는 경기여고와 주한미국대사관 저 등의 부지로 사용되다가 2003년 미국대사관의 기숙사 건립을 위해 시행한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 덕수궁 선원전 영역임이 확인됐다. 2011년 한미 정부 간에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 소유의 토지가 됐고 이에 따라 '고종의 길'도 복원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공개하는 '고종의 길'은 먼저 8월 한 달 동안 시범 개방한 후 문제점을 보완해 10월에 정식으로 개방한다. 관람은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별도의 입장료 없이 가능하다.
선원전 터 안에 있는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도 8월 한 달 동안 개방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후 미국 대사관에서 사용한 이 건물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선원전 영역의 발굴조사를 위해 올해 모두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이 부지가 활용된 과거의 흔적과 역사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근대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인 덕수궁의 가치 향상과 대한제국 역사 인식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