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총장직선제 수용 요구하며 1일부터 무기한 단식
"대학적립금 사용 요구안 등 학생 요구 번번이 가로막혀"
동덕여대·고려대·동국대 등 "대학 민주화 원한다" 응원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홍익대는 학생참여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라!”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도 막을 수 없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총장직선제’라는 열망을 안고 무더위 속에 무기한 단식을 선포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1일 서울 마포구 교내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인 총장 선출을 위해 단식 및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홍익대 총학생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본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단식 및 농성'을 선포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8.01 [사진=김준희 기자] |
신민준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학내 불합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전체학생총회에서 학생 10분의 1이 참여, 가결하고 요구해도 학교는 묵묵부답이었다”며 “학교 권위자 한두명이 안 된다 말하면 그뿐인 구조가 홍익대의 현실”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학교의 권위자이자 권력자인 총장을 학생 손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전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그간 대학적립금을 교육환경에 투자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재작년 홍익대의 대학 적립금은 무려 7429억원으로 전체 사립대학 중 1위다. 매년 200억원 정도의 돈이 적립되는 데 반해 사용되는 금액은 10억원대에 그쳤다.
총학생회는 “교육비 환원율 131.7%(전국 평균 189%), 전임교원 확보율 67.4%(전국 평균 189%)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으나 학교본부가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익대 총학생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본교 본관 안에서 학생들이 손부채질을 하며 '총장 직선제 요구' 농성에 동참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8.01 [사진=김준희 기자] |
지난 4월 ‘학생 참여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TF’를 만들고 함께 활동해온 대학들도 ‘대학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이날 서울의 수은주는 39도까지 치솟았다. 111년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농성 현장의 학생들은 본관 1층에 돗자리를 펴고 부채질하기 바빴다. 얼굴에서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면서도 이날 현장에는 3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힘을 보탰다.
동덕여대·고려대·동국대·서울대·한국외대 대표자들은 한 목소리로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고 민주적인 총장선출을 이뤄내기 위한 홍익대 학생회장의 단식농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총장을 선출했거나 선출을 앞둔 대학은 동덕여대·고려대·동국대 등이다.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본교 게시판에 나란히 붙어 있는 '총장 추천 공고'와 '총장직선제 요구안' zunii@newspim.com 2018.08.01 [사진=김준희 기자] |
이날 오후 2시, 학생회장부터 시작된 단식농성은 기간이 길어질 경우 릴레이 단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신 학생회장은 “학생처에서는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냐, 그렇게 한다고 뭐가 바뀌겠냐고도 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해야 한다”며 “끝까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홍익대 총장 선출 방식은 간선제와 임명제가 혼합된 형태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에서 총장후보를 추천하면 법인에서 선임하는 방식이다.
중추위는 2차 회의를 거쳐 17일 법인에 후보자 2~5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중추위는 교수 20명, 직원 9명, 학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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