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사업 분할 검토중”...동영상 특화 플랫폼 구축 전망
유료화 적용 유리, 시장 트렌드 감안 신중한 접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이 자회사 SK브랜드밴드의 ‘옥수수’ 분할 등 탈통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9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옥수수’를 분할, 동영상 특화 플랫폼 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13일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부 분할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을 없다”고 공시했다.
신중한 답변임에도 관련 업계에서는 옥수수 사업 분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미디어 강화를 통한 탈통신을 서두르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동영상 전문 플랫폼인 옥수수의 분할에 따른 실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에 속한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다. 기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모바일 서비스 ‘호핀’과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Btv)를 결합해 2016년 새로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브랜드로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 모바일 화면. |
옥수수 가입자는 2분기 기준 913만5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월간사용자수 역시 23% 늘어난 626만명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 3060억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한 미디어 사업 1등 공신으로 꼽힌다. TV로 한정된 고객층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밝다.
SK텔레콤이 이런 옥수수의 분할을 검토하는 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모바일 동영상 ‘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IPTV 서비스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별도의 사업으로 분할할 경우 전용 및 유료 서비스를 적용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모델로는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꼽힌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8~14달러(9000~1만6000원)수준의 요금제로 다양한 프리미엄 방송 콘텐츠를 제공한다. 올 2분기에만 39억달러(4조4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유료방송 시장을 벗어나 모바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분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옥수수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될 경우 SK텔레콤의 통신 서비스와 다채로운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옥수수를 분할해 어느 기업의 ‘영향권’안에 놓을지에 대한 전망도 다양하다.
업계 전문가는 “동영상 특화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는 옥수수를 분할해 SK브로드밴드 자회사로 두는 것보다 SK텔레콤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 자금 동원이나 향후 사업 전략 수립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7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100억원을 투자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다만, 국내 동영상 시장의 유료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과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전반과의 시너지 효과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검토중이나 확정된바 없다는 공시 내용 외에는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변화가 있다면 이 역시 공시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