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웹드 영화 불황에 강한 업종 호황
중국 소비자 '이성적 구매' 경향 뚜렷해져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립스틱, 미니 스커트, 영화 티켓’
이 상품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만족도를 누릴 수 있는 ‘립스틱 효과’의 대표 품목으로, 이 제품들의 판매 호조세는 통상 불황의 신호로 간주된다.
최근 G2간 무역전쟁의 격화로 하강 압력에 직면한 중국 시장에 불황의 시그널로 간주되는 ‘립스틱 효과’가 출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불려왔던 내수 소비에서 고객들의 이성적인 구매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둥(京東)을 위협하는 업체로 부상중인 핀둬둬(拼多多)의 약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업체는 주로 10위안이하의 저가 상품을 판매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더불어 소비재 중에서 화장품 판매만이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인 것도 중국 소비시장의 ‘립스틱 효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 산하 전국상업정보센터(中華全國商業信息中心)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중국 50개 대형유통업체의 판매액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3.9% 하락했다. 다만 화장품 판매 규모만 6.5% 증가하며 ‘나홀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매체 신랑(新浪)은 중국의 경기 하강 조짐에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불황에 '강한 업종'으로 웹드라마,영화 등 중국의 엔터 산업을 지목하며 향후 매출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절임 음식인 자차이 제조업체 푸링자차이(涪陵榨菜 002507.SZ) 주가의 뚜렷한 상승세도 ‘립스틱 효과’의 하나로 보고 있다. 약 1위안대에 불과한 저렴한 서민 먹거리인 자차이가 경기 침체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
실제로 푸링자차이의 올 상반기 매출 및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4.11%, 77.52% 급증한 10억, 3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현재 푸링자차이의 시총은(8월 14일 기준) 204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중타이증권(中泰證券)의 리쉰레이(李迅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리쉰레이 이코노미스트<사진=바이두> |
그는 그러면서 “급격한 가계 부채 증가세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 현상이 중국인들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중산층 소득을 늘려주기 위해 인프라 건설 예산을 줄이는 대신 교육,의료 및 공공서비스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콩 유력매체 SCMP도 중국의 가파른 부동산 대출 증가세 및 높은 임대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중국 소비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부동산 대출 증가로 가계 부채 규모가 급증하면서 소비 여력 위축 및 내수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중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부동산 관련 대출규모가 26조 4000억위안에 달하면서 전체 가계 부채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2017년 기준 중국 가계 부채 규모는 40조 5000억위안으로,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중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비율이 지난 2017년의 82%에서 오는 2020년이면 그 비율이 10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