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사우디 아라비아가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아라비안아메리칸석유)의 국내외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고 로이터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우디 아람코 라스타누라 정유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 기업으로, IPO를 통해 수 조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람코의 상장 계획이 불발된 데 따라 중동판 실리콘밸리 ‘네옴(NEOM)’ 건설을 포함해 사우디의 대규모 투자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가 아람코의 국내외 IPO 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JP모간과 HSBC, 모간 스탠리 등 실무 작업에 참여했던 금융 자문 그룹이 해체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가 아람코의 IPO 대신 국부펀드가 소유한 사우디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의 지분을 인수하는 쪽으로 최종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의 뜨거운 관심 속에 약 2년간에 걸쳐 추진됐던 아람코의 증시 입성이 결국 무산된 셈이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람코의 IPO는 사실상 취소된 상태였지만 누구도 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기업 가치 산정을 둘러싼 논란과 국제 유가의 널뛰기 속에 수 차례 IPO가 지연됐을 때부터 이미 결론은 예고됐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원유에 집중된 경제 성장 동력의 다변화를 위해 지난 2016년 아람코의 지분 5%를 국내외 증시에 매각, 2조달러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기업 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이는 IPO 발목을 붙들었다.
한편 뉴욕과 런던, 홍콩 등 아람코 IPO 유치에 뜨거운 경쟁을 벌였던 글로벌 금융허브의 증권거래소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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