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워낙 규모가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일까? 홍콩 정부가 야심찬 계획 아래 홍콩 서주룽(西九龍)문화지구에 건립 중인 M+ 미술관이 문제에 봉착했다.
홍콩 서주룽지구에 들어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 M+ 조감도.[사진=M+ Museum] |
주룽반도 서쪽 끝 서주룽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WKCD)에 오는 2020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인 M+ 미술관은 공사를 맡아온 건설업자(HCC)가 파산하는 바람에 최근 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서주룽문화지구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건설사 계약 해지로 미술관 건립이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건립이 연기됐던 미술관이 또다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정부는 서주룽지구의 40만㎡ 부지에 예산 28억달러(약 3조원)를 투입해 현대미술관인 M+와 공연장인 시취센터 등 17개의 문화시설을 건립 중이다. M+ 건립은 1999년 수립된 WKCD 국책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노른자위에 해당되는 사업이다. 미술관의 건축설계는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헤르조그 & 드 메롱이 맡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문화지구 측은 공사를 맡고 있는 HCC(Hsin Chong Construction Company)의 모기업인 HCG의 재무상태가 지난 2016년 9월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CG는 2017년 5월 3억달러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다음 해 1억5000만달러의 채권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WKCD는 건설업체의 재무상황을 오래 전 파악했으면서도 최근에야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은 설명하고 있지 않다. WKCD가 미술관 건립과 주차장, 공용시설 등을 건립하며 HCC와 체결한 공사계약은 59억홍콩달러(약 8432억원) 규모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WKCD가 건설사인 HCC를 대신해 지난 2017년 2월부터 최근까지 하도급 계약업체에게 총 17억홍콩달러를 대신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계약해지가 늦어진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화지구 측은 공사가 일시 중단되고 있어도 M+의 개관목표인 2020년까지는 공기를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영혜 중공업, ‘Still from THE ART OF SLEEP’ 2006.[사진= Young-Hae Chang Heavy Industries, M+ Museum] |
M+ 미술관은 이미 300여 명의 미술관 스탭을 고용했으며, 컬렉션도 상당부분 확보해놓고 있다. 또 홍콩 일대에서 각종 전시와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주중 스위스 대사를 역임했던 기업인 출신의 아트컬렉터 울리 지그(스위스)가 수십년간 모은 중국 현대미술품 1500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1억63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울리 지그의 컬렉션에는 아이웨이웨이, 웨민쥔, 장후안, 리우웨이, 황용핑, 장페이리 등 1970~90년대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M+ 미술관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퐁피두센터, 테이트모던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맞먹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한편 M+는 최근 한국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장영혜 중공업의 2006년도 작품 뿐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작품과 미래 작품까지 다 소장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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