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역할 통해 첫 영화·사극 도전…12일 개봉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걸스데이 혜리(24)가 브라운관을 거쳐 스크린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혜리라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걸고 선보이는 첫 영화는 국내 최초 크리처 사극 ‘물괴’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2일 개봉한다. 극중 이혜리는 호기심 많고 겁 없는 수색대장 윤겸(김명민)의 딸 명을 연기했다.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혜리는 “제가 나온 영화를 보는데 너무 떨렸다. 계속 후들후들 떨었다. 신기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고 창피하기도 한 여러 감정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보통 시나리오는 소설 보듯 읽는데 ‘물괴’는 그림으로 상상됐어요. 활을 쏘는 명은 제가 꿈꾸던 캐릭터였죠. 게다가 사극에 물괴가 나오고 액션까지 있으니까 너무 멋있었어요. 사실 그때가 작품 안한지 8개월 정도 됐을 때였거든요. 너무 앞만 보고 달린 듯해서 머릿속에 다른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근데 이 대본을 보는 순간 도전 의식이 솟구치고 욕구가 끌어올랐죠(웃음).”
이혜리는 ‘물괴’와 명을 ‘로망’이란 단어로 재차 정리했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꿈꾸던 영화가 ‘물괴’ 같은 작품이었고, 하고 싶던 캐릭터가 명 같은 역할이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었다.
“보통 액션 영화 속 여성 캐릭터와 달리 명이는 제 몫을 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작은 분량이라도 모두 직접 하고 싶었죠. 사실 활은 ‘아이돌 육상 대회’ 때 양궁 경험이 있어서 쉬울 줄 알았는데 국궁이라 잡는 법부터 다르더라고요. 또 많이 당길수록 보기가 좋아서 액션스쿨 다니면서 손힘을 기르는 연습도 했죠. 어렵긴 했는데 워낙 몸 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또 꿈꾸던 거라 지치지 않았어요.”
액션 연기 준비와 함께 명에게 가까워지는 연습도 시작했다. 촬영 전부터 허종호 감독과 미팅을 가지면서 감독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명과 친해져야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 생각했죠. 사실 감정신이 제일 많은 역할이라 처음에는 겁도 났어요. 그래도 계속 ‘명이는 왜?’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명을 느끼려고 했죠.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더 겁먹을 듯해서 ‘명이라면 이랬을 거야’라고 스스로와 이야기도 했고요. 감독님과도 촬영 전부터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계속 묻고 답하면서 명을 이해해갔죠.”
명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면 이혜리는 늘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평가에는 언제나 덕선이 따라왔다. 덕선은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준 이름이자 배우 생활의 꼬리표가 돼버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 속 캐릭터다.
“아직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다른 작품에서 덕선을 지우는 건 오롯이 제 몫이라 생각하고요. 물론 큰 문제라고 보진 않지만, 보시는 분들이 덕선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노력 중이죠. 그래야 새로운 작품에 몰입할 수 있을 테니까요. 명을 연기할 때도 말투, 행동에서 덕선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계속 고민하면서 촬영했죠. 여전히 제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봐요.”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
향후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엄태구와 함께한 복싱 영화 ‘뎀프시롤(가제)’ 개봉을 기다리면서 차근차근 다음을 준비할 예정이다.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혹은 걸스데이 앨범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원래 뭘 계획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때그때 좋은 거, 원하는 걸 하죠. 앨범도 좋은 노래 있으면 ‘우리 하자’라고 해요. 다행히 멤버들도 비슷한 성향이고요. 영화 혹은 드라마만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어요. 좋은 작품, 사람들과 한다면 뭐든 좋죠. 우선 한 달은 ‘물괴’ 홍보에 집중하고 이후에 대중들에게 재미와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이나 앨범을 준비하려고 합니다(웃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류준열(혜리와 류준열은 지난해 8월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의 안부를 물었다. 혜리는 연인 이야기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이내 귀여운 으름장을 놓았다.
“그분은 잘 계시고 저희는 잘 지내고 있어요. 근데 진짜 속상한 게 어제 인터뷰 때도 영화 이야기 많이 했는데 그(연애) 이야기만 나왔더라고요. 진짜 너무해! 저 기사 다 읽어봤어요. 이름도 다 확인했어요. 오늘도 다 볼 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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