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2007년 김대중‧노무현 정상회담 때는 없던 것들 투성이
포옹‧부부동반 사열‧동반 카퍼레이드‧자유로운 경호 '눈길'
최장 시간 일정 공유한 양 정상…19일도 다수 일정 함께 할 듯
[서울=뉴스핌] 평양 공동취재단·하수영 수습기자 = 18일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막이 올랐다. 쉼 없는 일정을 소화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루는 2000년, 2007년 정상회담 때 남북 정상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이전 정상회담들과 다른 부분 이모저모를 짚어본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환영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18일 오전 평양국제공항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8.9.18 |
◆2000년·2007년과 뭐가 다를까…차이점 5가지
포옹‧부부동반 사열‧동반 카퍼레이드‧자유로운 경호…최장 시간 동반 일정까지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양 정상의 첫 만남부터 ‘파격’ 그 자체였다. 평양 순안공항 환영 행사가 열리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얼싸 안으며 인사를 나눴다. 앞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마중을 나온 사례가 있지만, 남북 정상이 포옹을 했던 적은 없다. 남북 정상이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전 세계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북한 육‧해‧공 3군의 사열을 받았고, 북한은 문 대통령을 위해 21발의 예포를 쐈다. 파격의 연속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공항 혹은 별도의 장소에서 북한군의 사열을 받았으나 3군 사열이나 예포를 받은 적은 없었다.
여기에 사열을 받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뒤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함께 했다는 점도 이전과 다르다. 사상 최초 3군 부부동반 사열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영부인들이 같이 사열을 받지 않고 남북 정상 단 둘이서만 사열을 받았다.
경호 역시 눈에 띄는 변화다. 북한군의 사열을 받은 문 대통령은 곧바로 환영행사를 위해 나온 북한 주민에게 다가가 악수를 했다. 그 옆을 김 위원장이 지켰다. 북한 주민이 먼발치에서도 보기 힘든 최고 지도자를 바로 눈앞에서 보고 남한 대통령과는 악수까지 한 것이다. 모두 양 정상을 근접 거리에서 경호하는 경호원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본래 김정은 위원장 주변에는 근접 거리에서 경호하는 경호원들이 항상 포진해 있었다. 경호원들은 ‘V’자를 뒤집은 모양으로 김 위원장 주변을 둘러싸고 삼엄하게 경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V’자 경호를 볼 수 없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함께 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2018.9.18 |
공항 환영행사가 끝난 뒤 공식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했던 동반 카퍼레이드도 파격이었다. 정상회담 직전까지 양 정상이 함께 숙소로 이동하는지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긴 했지만 카퍼레이드를 예측한 이는 없었다.
원래 공항에서 각기 다른 차에 탑승해 백화원으로 이동하던 양 정상은 도중에 차에서 내려 같은 무개차에 동승한 후 백화원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양 정상은 함께 손을 흔들며 평양 시민들을 향해 웃어 보이기도 하고,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내‧외신 할 것 없이 ‘남북 정상이 이 정도로 친밀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남북 정상이 최장 시간 일정을 공유한 것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양 정상은 평양 순안공항 환영행사부터 시작해 평양시내 카퍼레이드, 정상회담, 예술 공연 관람, 저녁 만찬까지 첫 날에만 5개의 일정을 함께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첫날 공항 환영행사와 정상회담에서만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으며, 노무현 전 때통령은 4‧25 문화회관에서의 환영행사가 방북 첫날 김정일 위원장과의 동반 일정의 전부였다.
한편 정상회담 둘째 날인 19일에도 양 정상의 동반 일정이 여러 가지 예정돼 있다. 두 번째 정상회담을 비롯해 공식 기자회견, 옥류관 오찬, 북한 주요시설 관람, 환송 만찬 등의 행사에서 양 정상이 함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정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