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투자 등 컨소시엄 방식 고려
대형 증권사들, 진출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정부가 이르면 내년 4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예고하면서 증권사들도 진출 채비에 나섰다. 특히 수익성 높은 중견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현재 전략기획본부가 중심이 돼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태스크포스(TF)는 구성하지 않았지만, 이미 관련 실무자들을 차출해 스팟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인터넷은행 진출에 대한 세부적 구상을 진행중이다.
키움증권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은행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타진해 왔다. 지난 2016년에는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으며, 인터넷은행 사업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지속적인 참여를 진행해왔다.
다만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법의 제약으로 사업자 선정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 IT서비스업체 다우기술이 최대주주(47.70% 지분보유)인 키움증권은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있는 탓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진출에 대해 관심이 있다”며 “우리가 주도가 될 것인지, 아니면 (컨소시엄을)구성해서 지분투자를 할 것인지 등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고, 다각적인 방안을 두고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도 거의 인터넷은행을 하려고 한 상황이었는데, 은산분리 부분이 걸려 포기했다”며 “올해는 은산분리 완화되는 분위기여서 그때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외에 증권가에선 메리츠종금증권의 진출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성장 기반이던 종금 라이선스(자격)를 2020년에 반납해야하고,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기대를 모았던 초대형IB 사업 인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형 증권사들은 진출을 두고 한발짝 물러서 있는 분위기다. 이미 인터넷은행에 투자를 진행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를 제외하고 아직 진출의사를 선뜻 밝힌 곳이 없다.
미래에셋대우는 은행업보단 IB(투자은행)등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크고, 은행계열인 KB증권도 아직 진출계획이 없다. 삼성증권은 앞서 우리사주 배당사고탓에 2년간 신규사업 진출에 발이 묶였다.
더욱이 야심차게 진출한 카카오은행과 K뱅크, 두 은행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대형사들의 몸을 더 사리게 만들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3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188억원에 이어 2분기 207억원으로 적자가 커졌다. 영업손실은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 등 영향으로 39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도 2.00%로 전분기의 2.11%에 비해 0.11%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도 올 상반기 1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53억원에 이어 2분기에는 67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늘었다. NIM은 2.03%로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2분기의 2.12%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중에 진출하려는 곳은 없고 중소형사가 지분투자 방식으로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솔직히 수익률 면에서도 큰 성과를 못내고 있는데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대주주사안이나, 제재 등으로 진출이 어려운 상태”라고 귀띔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