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상품시장이 3년여 만에 최장기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느냐를 두고 애널리스트 군단과 투자자 군단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22가지 상품 가격을 추적하는 블룸버그상품지수는 3분기 들어 2.5% 하락, 3개분기 연속 하락하며 2015년 1분기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연출했다. 또한 올해 들어서는 3.4% 내렸다. 강달러, 무역갈등, 중국수요 약화 우려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리는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고 금은 9월까지 20년 만에 최장기 월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원유 등 몇 개 상품만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 등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상품 시장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며, 주요국 경제가 탄탄하고 일부 시장에서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유에스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 통신에 “전반적으로 상품은 아직 투자가 조심스럽다. 신흥시장은 여전히 스트레스 상태고 중국 성장세 반등도 불확실한 데다 산업금속 가격이 상승할 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상품지수 변동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 대두↓
미국 대두 농가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리스크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공격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산 대두에 관세를 부과했고, 아시아 수입국들도 다른 공급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두 선물 가격은 2개분기 연속 하락했다.
▲ 금↓
금 현물 가격은 9월 들어 6개월 연속 하락하며, 1997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상승과 다른 자산군 수익 상승에 따라 금에 대한 수요가 떨어졌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도 아직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 만큼 고조되지는 않았다.
▲ 원유↑
국제유가 전망은 밝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따른 이란 원유 금수 조치가 곧 발동됨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란산 원유 공급량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 수요량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증산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란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미국 퍼미안 분지에서 병목현상으로 인해 미국의 주간 원유 생산량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5개분기 연속 상승하며 2008년 6월 이후 최장기 상승랠리를 펼쳤다.
▲ 천연가스↑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3분기 들어 2.9% 상승하며, 3분기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으로 재고가 10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밀↑
밀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수년 간 풍작을 거듭했던 밀 농사가 올해 들어 대다수 국가에서 가뭄과 폭염으로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으며, 주요 밀 수출국인 호주의 작황 전망도 악화됐다.
▲ 구리↑
세계 경제 체력의 척도로 간주되는 구리는 3분기 들어 뉴욕선물시장에서 5.4%, 올해 들어 15% 각각 하락했다. 하지만 9월 한 달 간 5% 상승 전환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직면한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감이 이미 투심에 반영돼 9월 들어 블룸버그상품지수는 1.7%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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